서울 외환시장에서 4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0원 오른 1,18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은 개장 초 1,192원 선을 넘나들며 급등 흐름을 연출했다.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이 경제지표 부진과 기술주 가격 조정 등이 겹치며 급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도 롱포지션 빠르게 늘리며 달러/원 급등을 부추겼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명 아래를 기록한 점도 시장에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데 일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8명 늘어 누적 2만842명이라고 밝혔다.
장중 미국과 중국의 갈등 이슈가 부각되면서 달러/원은 다시 1,190원 선 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코스피지수 낙폭 축소에 장 후반 재차 1,190원 선 아래로 내려섰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465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9% 오른 92.82를 기록했다.
■ 역외 롱마인드 주춤
지난밤 미 주식시장 급락은 경제지표 부진과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한 주가 조정 등이 겹쳐 진행됐다.
특히 미 소비지표 부진은 여전히 코로나19 여파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며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심리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환시 역외 참가자들은 이를 달러 매수에 기회로 활용했다.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 흑자는 74억5,000만 달러로,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상품수지 흑자가 1년 전보다 7억9,000만 달러 늘어 69억7,000만 달러였고 서비스 수지는 11억1,000만 달러 적자였지만 1년 전보다 4억4,000만 달러 감소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다는 것은 내용과 관계없이 달러 유입이 달러 유출보다 많다는 것으로 서울환시 수급에는 공급 요인으로 연결되고, 달러/원에는 분명 하락 요인이다"면서 "역외도 경상수지 지표 확인 이후 롱포지션 확대를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 7일 전망…美 주식시장 급락 보일 경우 1,190원대 안착
오는 7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이 또 한 번 급락세를 연출할 경우 1,190원대 안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 소비지표 부진과 기술주 조정 악재와 함께 미중 갈등 재료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미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도 현재로써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오는 9일부터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일시적 반(反) 보조금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 거리두기 강화 조치 1주 연장 등에 소식도 역외에서 참가자들의 롱마인드를 자극할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어제 미 소비지표 부진에 이어 오늘 발표된 고용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미 주식시장은 다시 한번 조정의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면서 "달러/원 역시 아래보다는 위쪽으로 열어 놓고 시장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