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음에도 몰린 인파는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선 상태였다. 백화점 직원이 "거리두기를 위해 뒤로 물러나 달라"고 여러 차례 외쳤지만, 사람들은 미적대며 뒤로 한 두 걸음 물러날 뿐이었다. 백화점 개장 시간이 다가오자 샤넬 매장 직원이 입장을 앞둔 손님들에게 직접 손 소독제를 뿌려주며 "앞 사람과의 거리를 넓혀달라"고 부탁했다.
샤넬은 오는 14일 클래식백·보이백 등 일부 인기 핸드백의 값을 지난해 10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또 올릴 것이라고 알려졌다. 가격 인상 폭은 7~17%가량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클래식 미디엄 핸드백’은 715만원에서 약 15% 더 많은 820만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새 제품을 사서 그대로 되팔면 차액이 100만원 가량 남기 때문에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말도 나온다. 은행으로 따지면 715만원을 이자율 18%의 1년짜리 예금 상품에 넣어둬야 거둘 수 있는 액수다. 최근 시중은행 평균 예금금리가 1%대 초중반인 것을 고려하면 '샤테크'는 파격적인 재테크인 셈이다.
샤넬은 지난해 말 가격을 3~13% 올린 바 있다. 6개월 만에 다시 큰 폭의 인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격을 올릴 때마다 백화점 앞에는 제품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행렬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면세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내국인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줄을 선 A씨(31세·여성)는 "코로나19로 신혼여행을 취소해 면세점에서 명품을 구입하지 못했다"며 "남편과 결혼선물로 주고받을 예정이었는데, 신혼여행을 언제 갈지도 모르고 국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샤넬 매장 가격 인상률은 유럽 현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 가격 인상 금액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샤넬이 유럽 현지보다 국내 상품 가격을 평균 40~60만원 가량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