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는 추가 통화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까지 함께 반영하면서 급격한 약세로 전환했으나 신흥국 통화들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경계하며 쉽게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헤알화 역시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달러화 대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나가고 있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헤알화 약세 배경에는 소비위축, 원자재 가격하락, 금리 인하 사이클 연장, 재정 개선 지연 등의 불확실성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감염확산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은 브라질의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던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브라질 경제에 치명적”이라며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와 산유국간 갈등에서 촉발된 원자재 가격하락은 브라질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 역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보우소나로 대통령은 신당 창당과 함께 극우 행보를 강화하고 있어 정부와 의회의 갈등이 커지면서 추가 경제개혁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책 대응이 본격화될 경우 정부의 재정 지출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사실도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당초 예상과 달리 브라질 중앙은행의 추가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한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다음 주(현지 기준 18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브라질 역시 최대 50bp의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시장 기저에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는 당분간 채권을 제외한 브라질 자산 가격의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박 연구원은 “원·헤알 환율이 260원을 하회하고 달러 대비 4.60헤알을 상회하는 현재의 헤알화 레벨은 분명 오버슈팅 영역으로 판단되지만, 통화가치 반등을 위해서는 불확실성 요인이 평가 가능 영역으로 진입해야 하며 투자심리의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채권 가격의 점진적 추가 상승(금리 하락) 기대는 열려 있으나 통화가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확인돼야 할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헤알화 환율의 부진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