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0원 내린 1,21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 급락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소식과 함께 미 금리인하 가능성에 따른 달러 약세, 달러/위안 하락, 코스피지수 반등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특히 달러/위안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과 광둥성이 위기 경보 단계를 낮췄다는 소식에 7.0131위안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에 역내외 시장참가자들도 롱물량 일부를 거둬 들였고, 가격 부담을 느낀 참가자들의 달러 매물까지 더해지며 달러/원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됐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늘면서 달러/원의 낙폭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축소됐다.
전일 7천800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판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이날 역시 코스피 시장에서 7천7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틀간 1조 5천억원 이상 외국인 주식 물량이 나온 셈이다.
한편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188위안을 나타냈다.
■ 달러 강세 후퇴에도 롱마인드 여전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달러 강세가 완화됐음에도 코로나19 공포에 여전히 달러 매수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자산시장에서 리스크온 분위기가 살아나긴 했지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롱물량 일부 정도만 축소했을 뿐 롱스탑과 같은 매매는 극도로 자제했다.
코로나19 악재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애써 달러 롱포지션을 축소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롱포지션은 상당한 편이다"면서 "만일 코로나19 악재가 완화되고 각국의 경기 부양 조치로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확산하면 달러/원의 변동성은 예상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기조다"면서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한 물량이 서울환시 수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26일 전망…美 주식시장 반등과 달러 흐름 주목
오는 26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 반등과 글로벌 달러 흐름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은 전일 급락에 따른 되돌림이 예상되고, 글로벌 달러는 미 금리인하 기대로 상승 압력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달러는 약세를 나타내면 서울환시 달러/원은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데다, 코로나19가 진행형 악재라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원의 급락 가능성도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가 미칠 실물 경제 파장이 아직 가격 변수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문이다"면서 "그러나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강한 조정을 받은 만큼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만 둔화된다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