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9월 미·중 대화 재개와 미국 장단기 금리역전 해소를 계기로 약세 반전했던 달러화는 올 들어 2월 7일까지 주요 선진국 6개 통화 대비(DXY) 2.4%, 신흥국 통화를 포함한 26개 통화 대비(Broad index)로는 1.6% 절상됐다”며 “달러화의 강세는 유로화 약세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구체적으로는 미국 대비 유로존 경기 모멘텀 부진과 코로나바이러스 경기충격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모멘텀 부진이 서베이 지표에 후행하는 실물(hard) 데이터에서 대부분 비롯됐고, 3월 중하순 경 중국 조업 정상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로화는 1~2개월 이내에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엔화에 대해서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안전자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며 오히려 금 가격의 안전선호 성격이 최근 들어 퇴색되는 모습”이라며 “향후 중국과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엔화는 완만한 약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안화와 원화 강세전환 시점은 중국 정상화 및 경제활동 회복과 맞물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무역분쟁 완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중국 위안화를 2월 초 7위안 이상으로 절하시킨 요인이었다”며 “무역분쟁은 중국의 대미 수출 급감과 제조업 부진,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내수부진 심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위안화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2017년 이후 위안화 움직임은 산업재 수요의 대표적인 잣대인 구리 가격과 연동돼 움직여 왔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3월 이후 중국 조업 정상화와 경제활동의 브이(V)자형 회복은 구리 가격과 위안화의 동반 강세로 귀결될 요인으로 판단한다”며 “위안화에 동행해서 움직이는 원화 역시 이 무렵 강세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 충격으로 환율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기존 전망과 다른 모습을 시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메리츠종금증권이 2020년 경제전망에서 제시했던 연중 달러화 약세 전망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