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3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0원 오른 1,19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이 종가 기준 1,19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11일(1,194.70원) 이후 처음이다.
중국 본토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는 춘제 연휴 관계로 내달 3일부터 거래를 재개한다.
시장전문가들은 중국 금융시장이 개장과 동시에 리스크오프 속 변동성을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장 막판 달러/원을 강하게 끌어 올렸다고 진단했다.
국내 주식시장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며 장 후반 낙폭을 확대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도도 급증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4천2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한편 달러/위안 환율은 서울환시 마감 무렵 6.9825위안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시장과 달러/원은 요동을 쳤지만 달러/위안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 우한 폐렴 공포에 리스크오프 지속
이날 서울환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또다시 덮치며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역외는 물론 역내까지 시장 주체라면 달러 매수에 관심을 기울였다.
달러 '팔자'는 없고 '사자'만 있다 보니 수급 또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이렇다 할 액션을 보여주지 않았고, 이에 시장참가자들은 롱플레이에 더욱 열을 올렸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중국 금융시장이 휴장이다 보니 중국물을 팔지 못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물을 대신해 매물을 쏟아 내는 것 같다"면서 "우한 폐렴 악재에 한국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바이러스 악재가 해소되면 금융시장 회복력은 매우 빠르게 진행됐던 것이 과거 사례로도 증명된다"면서 "하지만 중국 주식시장 폭락 공포가 오늘 국내 주식과 외환시장을 지배했다"고 진단했다.
■ 3일 전망…1,190원대 안착 확인
중국 금융시장이 길었던 휴장을 마치고 개장하면 리스크오프 분위기에 압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 급락 뿐 아니라 달러/위안 등도 7위안선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장 수급도 매수 우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연일 주식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잔여 역송금 수요에 따른 달러/원의 상승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서울환시뿐 아니라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이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휩싸일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오늘 국내 주식시장이나 환시가 중국 금융시장 개장 우려를 선반영한 만큼 큰 변동성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이 1,200원선까지 올라서면 외환당국이 움직임일 가능성도 있다"며 "내달 3일 서울환시는 당국과 달러 매수 세력간 치열한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