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4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0원 오른 1,19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이 종가 기준 1,19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0월 10일(1,196.20원) 이후 처음이다. 거래일수로는 39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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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위안도 7.06위안대에 머물다가 무역합의 비관론과 위구르 법안 통과 소식 이후 한때 7.08위안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이에 따른 역송금 수요와 외국인 채권 매도 자금 관련 수요까지 등장하며 달러/원 상승을 자극했다.
장 막판 달러/원이 급등하자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이 나오면서 달러/원의 상승세는 다소 누그러졌다.
■ 멈추지 않는 外人 주식 순매도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4천억 원에 가까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비중 조정이 끝났음에도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심리 자체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울환시는 달러 수요가 넘쳐나고 있고, 이에 맞춰 달러/원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셀 코리아'가 진정될 때까지 달러/원의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결국,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진정되려면 미중 무역합의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국내 수출시장이 다시 살아나야 하는 데 이 또한 여의치 않아 당분간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연계한 달러/원 상승을 염두에 두는 것이 시장참가자들 입장에서는 바람직해 보인다.
■ 5일 전망…당국 개입 vs 1,200원선 진입도 가능
오는 5일 서울환시 달러/원 환율은 1,200원선 진입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이 달러/원 급등을 제어하기 위해 스무딩에 나선 만큼 시장참가자들의 경계심이 작동하며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외 환경이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면 달러/원은 현 레벨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홍콩 인권법에 이어 위구르 법안 등 중국을 자극하는 미국의 행태나 이에 대한 중국 반발에 미중 무역합의 기대가 한층 낮아진 것도 달러/원의 상승을 자극할 재료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유럽과 뉴욕 금융시장도 이러한 미중의 갈등 속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달러/원의 1,200원선 진입도 예상해야 한다"며 "특히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계속 이어질 경우 달러/원은 당국의 시장 개입 여부를 떠나 계단식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