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격 메리트가 커졌지만, 시장은 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는 듯하다. 주초부터 다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장 분위기는 냉각됐다.
국고3년 금리가 1.5%를 넘어섰다. 국고3년이 1.5%를 넘어선 것은 6월 11일(1.542%) 이후 처음이다. 국고10년 금리는 1.7%대 중반까지 뛰었다.
금리 레벨로 보면 매도하기가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시장은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혼란이 극심해진 가운데 얼마나 분위기를 추스릴 수 있을지 봐야 한다.
레포 매도로 조달한 자금으로 짧은 채권을 사던 포지션이 정리되고 단기 영역 문제가 문제가 커지자 장기도 같이 무너졌다는 평가들도 엿보였다. 결국 수급 부담이 극대화되면서 10년 선물이 103틱이나 급락했다.
대외 여건도 채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중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 연장에 대한 합의도 이뤄졌다.
■ 美10년 1.8%대 중반으로..S&P500은 사상 최고치로
미국채 금리는 브렉시트 연장 합의 소식, 미-중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5.04bp 오른 1.8448%, 국채30년물 금리는 4.74bp 상승한 2.3348%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1bp 상승한 1.6471%, 국채5년물은 3.29bp 반등한 1.6584%를 나타냈다.
도날드 투스크 EU 집행위원회 상임의장은 "27개 회원국이 브렉시트 시한을 내년 1월31일까지로 3개월 연장하는데 합의했다"면서 "문서화 작업을 거쳐 이번 결정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후 투스크 의장 대변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EU가 브렉시트를 탄력적으로 연기하기로 한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합의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척되는 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닫기

뉴욕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S&P500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중 무역합의 낙관론에 AT&T 실적 호재 등이 겹친 모습이었다.
다우지수는 132.66포인트(0.49%) 오른 2만7,090.72, S&P500지수는 16.88포인트(0.56%) 상승한 3,039.43, 나스닥은 82.87포인트(1.01%) 높아진 8,325.99를 기록했다.
이처럼 안전자산선호가 퇴조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도 하락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73으로 전장보다 0.10% 낮아졌다.
■ 계속해서 가격 메리트로 접근하기엔 부담스런 환경
금리가 대폭 오르면서 캐리 메리트가 커졌지만, 투자자들은 조심스럽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 강도가 축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외인들의 여전히 선물매도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FOMC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문제는 추가 인하와 관련해 연준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다.
호주, 한국의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뒤 크게 튄 최근 상황에 대한 부담도 있는 데다 미중 협상, 브렉시트 이슈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이 추가 인하에 미적거릴 수 있다는 경계감도 자리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내부적으로 수급 경계감은 여전하다. 오늘 한국은행의 단순매입이 있지만, 시장 심리를 추스릴 수 있을지 봐야 한다.
매수 심리가 망가지다 보니 향후 북 클로우징에 따른 수급 공백, 안심전환 MBS 입찰, 내년 대폭 늘어난 국채발행 등 미래의 수급 악재까지 거론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시장은 외국인 선물 매매를 경계하면서 손절 후유증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글로벌 위험선호 분위기 등 대외요인도 우호적이지 않아 조심스럽게 시장의 결을 점검해야 할 듯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