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채권시장이 장 초반 강세, 장중 약세 전환, 장 후반 낙폭 회복 양상을 보이는 등 변동성 장세를 지속하면서 보합권에서 마감한 가운데 이날도 주변시장 움직임과 외국인 매매를 주시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전일 외국인의 이익실현성 선물 매도에 채권 랠리 분위기가 일단 꺾인 가운데 앞으로도 미중 분쟁 추이와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반응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위안의 7위안 돌파로 미국이 중국을 25년만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양강의 갈등이 커진 가운데 금융시장은 상황 전개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고 이후 인민은행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은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해 "터무니 없다"는 입장이다.
인민은행은 성명서를 통해 "미국의 조치에 유감을 표명한다. 아울러 그들의 근거 없는 결정에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경쟁 우위를 위해 통화가치 절하를 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또 무역전쟁 대응 수단으로 환율을 이용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도 반복했다. 그러면서 "환율을 합리적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관리변동환율 메커니즘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라는 평가들도 많아진 상태다. 미국과 중국이 협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통화당국이 위안 약세를 용인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상황을 낙관하기가 쉽지는 않다.
인민은행이 무역분쟁 과정에서 환율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만큼 향후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비둘기파' 불라드의 변심(?)과 나바로의 연내 100bp 금리인하 주문
미국채 시장은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통했던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발언에 움찔했다. 불라드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에 선을 긋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드커브는 플래트닝 양상을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금리가 올랐으나 30년물 등 장기구간은 하락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거래일 연속으로 레벨을 낮췄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53bp 하락한 1.7066%, 국채30년물은 2.20bp 떨어진 2.2334%를 기록했다. 국채5년물은 0.5bp 내린 1.5195%, 국채2년물은 1.98bp 오른 1.5931%를 나타냈다.
불라드 총재는 워싱턴의 내셔널 이코노미스트클럽 연설에서 "세계 경제 둔화가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가파른 속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핵심 위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은 이미 성장을 위해 할 만큼 했다"며 현재 금리애 대해선 "올바른 영역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그날 그날 무역협상에서 벌어지는 밀고당기기에 일일이 합리적으로 반응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연준 내에서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그였던 만큼 불라드 총재의 발언에 단기금리들이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통화당국이 트럼프닫기

이런 가운데 트럼프 경제정책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 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연준이 연말 전 금리를 최대 100bp 인하해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 등 백악관 인사들을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면서도 계속해서 연준이 금리는 더 내려야 한다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 안정세 보인 위안화와 반등 성공한 뉴욕 주가..정부의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참석하는 이주열닫기

국내 채권시장은 위험선호가 얼마나 회복될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일단 현지시간 5일 연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던 뉴욕 주가지수들은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지수는 311.78포인트(1.21%) 오른 2만6029.52, S&P500지수는 37.03포인트(1.30%) 높아진 2881.77, 나스닥은 107.23포인트(1.39%) 상승한 7833.2를 기록했다.
전일 3% 내외의 폭락세를 기록한 뒤 분위기 추스리기엔 성공했다. 주가가 일단 안정을 찾은 데엔 중국측의 "경쟁 우위를 위한 통화가치 절하는 하지 않는다"는 발언과 위안화 가치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의 입장표명, 그리고 기준환율을 예상보다 낮은 6.9683위안으로 고시한 점, 역외 위안화 표시 어음 발행 소식 등에 아시아 시간대 7.13위안까지 오르던 역외 달러/위안은 레벨을 낮춰갔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7.64로 전장보다 0.12% 높아졌다. 하지만 역외 달러/위안은 전장보다 0.62% 내린 7.0544위안을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급등세를 이어가다가 보합수준인 121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개장과 동시에 1220원대로 급등 출발했으나 외환당국의 진화 등으로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여전히 대외 분위기는 원화와 같은 위험통화 약세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듯하지만, 이젠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8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례적으로 정부의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다.
경제부총리,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은 은행회관에 모여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일 한은은 위기시 유동성 공급 의지를 밝히면서 외환시장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