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달러화 가치도 10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 고조로 미 금리인하 폭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오후 3시55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8.31로 전장보다 0.21%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25bp(1bp=0.01%p) 인하할 확률을 70% 이상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48%로 낮아진 바 있다.
달러화 약세 반작용에 유로화는 강해졌다. 유로/달러는 1.1088달러로 0.09% 높아졌다. 반면 파운드화는 달러화보다 더 약했다. 파운드/달러는 1.2145달러로 0.13% 낮아졌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가 노딜 브렉시트 위험을 거듭 강조한 여파다.
안전자산인 엔화는 달러화에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107.50엔으로 1.17% 급락했다. 스위스프랑화는 달러화 대비 0.4% 강세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보다 0.6% 가까이 약해졌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59% 높아진 6.9506위안에 거래됐다. 호주달러화는 달러화 대비 0.6% 약세를 나타냈다.
이머징 통화들은 달러화에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남아공 랜드화 환율이 1.9% 급등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및 러시아 루블화 환율은 1.1%씩 높아졌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0.9%, 멕시코 페소화 환율은 0.5% 상승했다. 터키 리라화 환율은 0.3% 올랐다.
■뉴욕외환시장 주요 재료
BOE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다만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BOE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3%로, 내년은 1.6%에서 1.3%로 각각 내렸다. 마크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와 글로벌 무역분쟁 등을 경제 위험요인으로 지목하며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경제에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성장률 하향은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무역 분쟁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채 수익률이 동반 급락했다.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닷새째 하락, 1.90%선 아래로 내려섰다. 지난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기대 이하 미 제조업 지표로 금리인하 기대가 되살아나자 일찌감치 밑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가 노딜 브렉시트 위험을 강조한 점도 수익률 흐름에 일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추가 관세를 발표하자 낙폭을 한층 확대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3시59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2.9bp내린 1.886%를 기록했다. 초반부터 레벨을 가파르게 낮추면서 오후 들어 1.878%로까지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일부 중국산 수입품 잔여분 3000억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휴전합의에 도달한 이후 약 한 달 만의 일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시진핑 주석이 미국에 진통제 수출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적으며 이번 조치가 그에 상응하는 보복임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양국 무역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이 미중 후속 고위급 회담이 9월에 열리지만 양측 실무팀은 8월중 집중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전날 상하이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이전 협상이 왜 깨졌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회담 일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완화 약속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미국이 약속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측이 최종적인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충분한 신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미 제조업 활동이 예상과 달리 약 3년 만에 최저로 둔화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 7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2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52.0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IHS 마킷이 최종 집계한 7월 미 제조업 PMI는 50.4로, 전월 50.6에서 하락했다.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