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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주열 총재 '2019년 BOK 국제컨퍼런스' 개회사

김경목

기사입력 : 2019-06-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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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경목 기자] 개회사

신사 숙녀 여러분!

2019년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하신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특히 기조연설을 해주실 Claudio Borio BIS 통화경제국장님, Carmen Reinhart 하버드대 교수님, Charles Engel 위스콘신대 교수님, 그리고 이번 컨퍼런스 개최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Thomas Sargent 교수님께도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컨퍼런스의 특별 세션을 맡아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실 João Santos 선임부국장님을 비롯한 뉴욕연준 소속 연구자 분들, 그리고 모든 사회자, 발표자, 토론자 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시다시피 1990년대 이후 글로벌 무역 및 금융의 연계성 확대는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국제분업을 통해 생산의 효율성이 향상되었고, 투자와 소비의 기회도 국경을 넘어 확대되었습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흐름에 일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글로벌 가치 사슬이 약화되고 은행의 국외대출도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무역분쟁의 영향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연계성의 확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세계화 흐름의 전환기를 맞고 있는 이때, 글로벌 연계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글로벌 연계성 확대가 가져온 도전과제와 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정책대응 방향에 대한 고민을 여러분과 함께 나눠볼까 합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선진국과 신흥국은 글로벌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창출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려왔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흥국의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과제도 안겨주었습니다.

첫째,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경험했듯이 각국 경제에 대한 해외요인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습니다. 글로벌 가치사슬의 범위와 깊이가 확대되면서 국제무역을 고리로 한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의 상호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 통합으로 선진국의 통화정책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신흥국의 자금유출입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습니다. 그 결과 ‘불가능의 삼각관계’(trilemma)가 아니라 ‘통화정책의 딜레마’(dilemma)가 성립하는 것은 아닌지, 즉 자유로운 자본이동을 허용할 경우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더라도 통화정책의 자율성 확보마저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둘째, 글로벌 경쟁 격화로 승자와 패자가 생겨났으며, 성장의 혜택도 균등하게 배분되지 못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비교열위 산업에서 실업이 증가하고, 일부 중하위계층의 소득은 정체되었습니다. 신흥국에서는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생산성과 임금 격차가 커졌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소득불평등을 확대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최근 수년 사이에 일부 국가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배경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셋째, 글로벌 연계성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등장한 “slowbalization”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이 글로벌 연계성의 확대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흥국의 임금 상승에 따른 국제분업 유인 약화, 교역이 용이하지 않은 서비스 산업의 성장,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연계성이 약화될 경우 국제분업과 기술확산이 위축되면서 막대한 조정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고 내수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하겠습니다.

이제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연계성 확대의 성과를 보전하면서도 부정적 영향은 줄이기 위해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해외충격에 대한 국내경제의 대응력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함으로써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고 경제의 체질도 개선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거시경제정책의 적절한 운영을 통해 국내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글로벌 연계성 확대로 통화정책 운영여건이나 파급영향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운영에 개선할 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정책수단을 개발하는 데도 힘써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경쟁에 뒤쳐진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비교열위 분야의 노동자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로 원활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하겠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경쟁과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이 저해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새로운 승자들이 계속해서 길러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글로벌 연계성은 이미 상품 뿐 아니라 아이디어, 지식 그리고 혁신이 교류․전파되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통로가 국가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세계는 무역분쟁의 해법을 조속히 찾아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선진국과 신흥국은 G20 등 국제협력체제를 통해 세계경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글로벌 정책공조를 이루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글로벌 연계성이 보다 공정하고 안전하면서 포용적인 방향으로 확대․발전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과 내일 여러분의 활발한 의견 개진과 열띤 토론을 통해 글로벌 연계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더불어 향후 바람직한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한 해법이 다양하게 제시되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번 컨퍼런스가 세계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에 관한 통찰력을 얻는 기회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김경목 기자 kkm341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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