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5원 오른 1187.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종가로 1180원을 상회한 것은 2017년 1월 16일(1182.1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원 오른 1180.0원에 출발한 뒤 오전 한때를 제외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장 마감을 앞두고는 1188.0원까지 올라 직전 거래일인 지난 10일에 기록한 장중 연고점(1182.9원)을 넘어섰다. 이는 장중 기준 2017년 1월 11일(120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9~10일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합의 없이 결렬됐다. 미국은 10일 0시 1분을 기해 2000억원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중 무역협상이 올해 연말에나 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내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을 경계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과 중국이 올해 연말께 무역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게 우리의 기본적인 전망"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개장 전 발표된 이달 초순 한국수출 지표 부진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30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외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와 환율과의 상관성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는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크다”며 “부진했던 대내 경제지표는 수출물량 반등, 바닥을 다지는 제조업 경기를 고려하면 시차를 두고 글로벌 경기에 동조화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강대강 대결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약화시키고, 원화는 위안화 약세에도 연동되며 변동성 높은 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일방적인 달러화 강세 기조가 완화되고 미·중 무역협상이 결과적으로 부분 타결되며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