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최근 상당기간 횡보하면서 박스권 상단에 도달한 가운데 앞으로는 하락 요인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홍철 연구원은 "미국의 대규모 감세효과가 사라짐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재공급되고, 미중간의 무역 갈등의 결과로서 위안화가 강해지고 중국이 내수 부양에 나서는 점 때문에 유로화와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환율 모델 가중치에서 가장 큰 요인을 차지하는 달러 인덱스, 즉 유로/달러 환율이 글로벌 유동성에 좌우된다면서 이를 요인별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외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변화인 해외중앙은행의 미국 증권 증감, 연준이 공급하는 유동성인 연준의 자산증감, 연방 정부가 행하는 간접적인 통화정책인 미국 재무부의 현금 잔고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연준의 양적 긴축은 종료될 것이고 다른 방식으로 유동성 긴축을 야기했던 미국 연방 정부의 채권발행은 부채한도 협상으로 어려워졌다"면서 "이 두가지 요인에는 보다 근본적인 요인이 있는데, 바로 미국의 감세다. 감세로 인해서 성장률이 뻥튀기 되자 연준의 긴축이 훨씬 강해졌으며 여기에 세수가 부족해 연방정부가 단기채 발행을 통한 현금확보(시장 유동성 흡수)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더 이상의 감세는 없으며 이에 따라 앞서 언급했던 요인이 되돌려지는 것만으로도 향후 유동성의 공급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달러 약세 환경이 강화된다는 관측이다.
그는 "달러화 투기적 포지션도 롱에 쏠려 있어 달러 숏 트레이딩에 확률적 부담이 적다"면서 "환율에 두번째 큰 영향을 미칠 중국 요인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18년에 중국 경제를 어렵게 했던 것은 미국의 감세로 야기된 유동성 긴축"이라며 "여기에 중국 내적으로 강력한 쉐도우뱅킹 규제가 더해지면서 중국 경제는 상처에 소금을 바른 격이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12월 이후 중국정부는 디레버리징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연초 대규모 SOC 개발사업이 발표됐고 사회신용도 크게 증가했다.
문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부채 구조조정의 끈을 놓은 것은 아니나 경제 살리기가 우선임을 은연 중에 보여줬다"면서 "이는 역사적으로 반복된 미국의 대미무역흑자국의 내수 부양 요구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위안화는 강해질 것이며 이는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개선은 유럽 지표를 개선시켜 유로화 강세도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약달러의 가장 큰 요인인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여전히 유효한데다 그 효과는 향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적자는 미의회예산국의 추정치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국가 부채를 줄이기 보다는 돈을 더 쓰고 싶어한다"면서 "이는 달러 약세 압력으로 누적될 것이므로 향후 그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