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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초 속락한 대외 금리..글로벌 제조업 둔화 가능성 속 커진 수출 우려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1-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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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최근 급락한 미국채 10년물 금리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급락한 미국채 10년물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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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연초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진단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주요국 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통화 긴축 속도조절, 혹은 완화 전환에 대한 기대까지 엿보인다.

2일 간밤 미국채 시장은 중국과 유럽의 경제지표가 동시에 악화되자 장기물 위주의 강세장을 연출했다.

간밤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5.85bp 하락한 2.6251%, 국채30년물 금리는 6.17bp 떨어진 2.9530%를 기록했다.

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월 25일 기록한 2.6173%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10년 금리가 지난 연말 2.6%대로 진입한 뒤 이제 2.6%대 초반까지 내려간 가운데 30년물은 재차 2%대로 진입한 상황이다.

■ 제조업 지수에서 나타난 글로벌 둔화 징후..연초 동반 하락한 미국, 유럽 금리

간밤 주요국 금리가 비교적 크게 빠진 데는 제조업 지표가 부진을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이 발표한 중국, 유럽, 미국 지표가 모두 좋지 않았다.

미중 무역갈등 속에 지난달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9개월 만에 기준선(50)을 하회했다. IHS마킷이 발표한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7로 집계됐다. 전월치이자 예상치인 50.2를 하회하는 결과다. 제조업 체감경기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진입한 셈이다.

12월 유로존 제조업 PMI도 전월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12월 유로존 제조업 PMI 최종치는 51.4로 1차 집계치와 동일했다. 11월 최종치 51.8보다 소폭 하락한 결과다.

지난 12월 미 제조업 팽창 속도 역시 2개월 연속 둔화했다. IHS마킷은 12월 미 제조업 PMI 최종치는 전월 55.3에서 53.8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1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1차 집계치 53.9보다도 낮아졌다.

이런 무드 속에 미국뿐 아니라 유럽 금리들도 크게 내려갔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7.47bp 급락한 0.1639%로 낮아졌다. 독일 10년 금리는 지난 10월 중순만 하더라도 0.5%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으로 레벨을 낮추면서 0.1%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브렉시트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영국시장에선 길트채가 6.3bp 하락한 1.0799%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도 제조업체 재고가 거의 사상 최대로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많은 나라들의 제조업 지표 악화 소식에 국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 글로벌 경기불안 속 먹구름 드리운 수출 전선..중요한 것은 미래와 모멘텀

글로벌 경기 불안은 무엇보다 국내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의 '양호한 점'에 초점을 맞춘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모멘텀 둔화가 수출입 우려를 키운다는 점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우선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수출은 6,054.7억 달러(5.5%), 수입은 5,349.9억 달러(11.8%)로 무역액 사상 최대(1조 1,405억 달러), 무역수지는 704.9억 달러로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최단기・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 사상 최초 수출 6,000억 달러(세계 7번째) 돌파,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 품목 사상 최대 실적 등을 자료의 전면에 내세웠다.

무역 1조 달러 달성 국가는 한국을 포함 10개국, 최근 10년간 무역흑자를 기록함과 동시에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4개국(한국, 중국, 독일, 네덜란드)에 불과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아울러 반도체는 세계 최초로 단일부품 기준 1,000억 달러 수출 돌파(10월 16일), 일반기계・석유화학은 사상 최초 연500억 달러 수출 달성(각각 12월 7일, 12월 31일)을 기록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하지만 현재 가시적으로 보이는 수출 모멘텀은 둔화되는 쪽이며, 앞으로 더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증권사들도 한국의 수출 모멘텀 둔화를 예견하는 시각이 강한 편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시장 속성상 최근의 상황이 더욱 중요하다. 대외 의존도가 큰 이상 글로벌 경기의 미래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씨티은행은 2일 "한국의 12월 수출이 전년비 -1.2%로 예상치 하회하면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한 가운데 올해는 더욱 힘들 것"이라며 "12월 대중 수출은 13.9% 감소해 2016년 4월 이후 가장 안 좋았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2016년 9월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씨티는 "공급 부족 완화와 IT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감소로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8.3% 감소했다. 무선통신 장비, 컴퓨터, 가전, 디스플레이 등이 모두 둔화됐다"면서 올해 한국의 달러 기준 수출 성장은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7년의 15.8%, 2018년의 5.5%에 비해 크게 부진해지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 단가 하락과 유가의 달러 명목가치 하락 속에 반도체 수출은 15.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8년 29.4%, 2017년 57.4% 증가를 감안할 때 큰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젠 단순히 '우려'가 아닌 '실적'상에서 한국경제의 둔화가 보다 가시화될 수 있다는 걱정스런 시각들도 엿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이진우 연구원은 "불확실성은 변동성을 유발하지만 펀더멘털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한다. 펀더멘털만큼 확실한 신호는 없기 때문"이라며 "요즘 주식시장의 핵심변수는 '매크로'에서 '실적'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분쟁, 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보다 당장 눈앞의 기업실적 부진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은 ‘실적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의 고전을 설명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지난해 9월~10월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던 국면이다. 당시 실적보다 주가가 앞서 반응한 탓도 있지만 주가 조정의 주된 이유는 무역분쟁발 불확실성, 즉 '심리'였으나 12월 이후엔 실적이 핵심변수로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작년 12월 한달간 올해(2019년) 실적 전망은 5.7%나 감익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감익폭"이라며 "11월초 160조원 수준이었던 2019년 KOSPI 순이익 전망은 2개월만에 145조원으로 급감했다"고 분석결과를 소개했다.

이 증권사는 “작년 12월 이후 가파르게 조정되고 있는 기업실적 기준으로 보면 KOSPI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지만, 향후 10% 이상 연간 실적 감익이 진행된다면 실제 밸류에이션은 9.6배, 20% 감익시 10.7배, 30% 감익시 12.3배 수준으로 환산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밸류에이션, 즉 주가가 싸다는 점을 내세워 작년보다 나은 주식시장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냈지만, 기업실적 둔화가 가파르게 이어진다면 주가가 싸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기도 곤란해진다.

글로벌 제조업 지수 둔화 등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이 수출 위주의 대기업이 주도하는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 속에 애플의 실적 급락에 대한 우려도 부각된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인 업체들 역시 앞날이 만만치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다보니 채권시장 쪽에선 대내외 경기상황과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글로벌 경기 우려, 기업 실적 둔화 예상 등으로 주가지수가 연초부터 떨어지고 있다. 당장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 채권가격이 더 오르기도 쉽지 않지만, 결국 시간은 채권의 편이 아니겠느냐는 인식도 있다"고 전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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