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연구원은 "지금은 매크로 불확실성보다 실적이 변수"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불확실성은 변동성을 유발하지만 펀더멘털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한다. 펀더멘털만큼 확실한 신호는 없기 때문"이라며 "요즘 주식시장의 핵심변수는 '매크로'에서 '실적'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분쟁, 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보다 당장 눈앞의 기업실적 부진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은 ‘실적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의 고전을 설명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지난해 9월~10월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던 국면"이라며 "당시 실적보다 주가가 앞서 반응한 탓도 있지만 주가 조정의 주된 이유는 무역분쟁발 불확실성, 즉 심리였으나 12월 이후엔 실적이 핵심변수로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 12월 한달간 올해(2019년) 실적 전망은 5.7%나 감익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간 최대 감익폭"이라며 "11월초 160조원 수준이었던 2019년 KOSPI 순이익 전망은 2개월만에 145조원으로 급감했다"고 분석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원은 "작년 12월 이후 가파르게 조정된고 있는 기업실적 기준으로 보면 KOSPI의 12개월 예상PER은 8.6배이지만, 향후 10% 이상 연간 실적 감익이 진행된다면 실제 밸류에이션은 9.6배, 20% 감익시 10.7배, 30% 감익시 12.3배 수준으로 환산된다"고 밝혔다.
향후 어느 수준까지 실적둔화를 감안해야 하느냐가 주가 흐름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추가적인 20~30%의 실적 감익을 상정해야 한다면 사실상 글로벌 ‘경기 침체’에 준하는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재는 경기 침체에 준하는 매크로 환경이 수반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조적인 수출 역성장을 우려했다.
그는 "2000년 이후 전세계 교역량(재화수입) 변화에 따른 국내 수출 민감도는 약 2배 수준으로 추정된다"면서 "전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1%p 변화 된다면 국내 수출 증가율은 약 2%p 가량 변화 된다"고 밝혔다.
전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1%p가량 감소하게 된다면 국내 수출 증가율은 약 2%p 줄어들게 되고, 이는 국내 기업이익 성장률을 2.3%p가량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현재 예상 기업이익 전망을 약 10% 하향 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12월 일평균 수출(선박제외)이 26개월만에 역성장(-2.7%) 했다는 점은 기업 실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식의 반격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우선 1분기 주가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적 비관이 극대화 됐던 2008~2009년, 2014~2015년의 사례가 힌트"라며 "큰 폭의 실적 전망 감익이 진행됐던 당시의 경우를 보면 직전해 연말부터 실적 전망 감익이 가파르게 시작된 이후 1분기에 비관의 정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해 1분기 실적발표가 진행되는 2분기부터는 낮춰놨던 눈높이에 따른 실적 안도감이 주가 반등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