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삼 연구원은 "미국이 12월까지 금리를 1%p 올릴 때 동안 우리가 0.25%p 한 차례 인상에 그친 점은 어려운 국내여건도 영향이 있었겠으나 국내경제에 대한 민감도가 미국보다 중국에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미국과 금리역전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중국은 지준율을 3차례에 걸쳐 250bp 인하했다.
윤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악재가 가세하면서 중국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됐지만 이미 기관산업의 구조조정과 과도한 민간부채 확대에 따른 경기부담이 거론돼 왔다"면서 "한국경제는 중국에 무역의존도가 25%인 반면 미국은 10% 내외로 줄어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가 잘 나가는 미국보다 어려운 중국 여건을 더 반영할 수밖에 없어 채권시장도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주식시장만 보더라도 뉴욕 주가가 2월 조정을 받은 이후 신고가를 향해 오르는 동안 중국보다 낙폭은 적었지만 모양은 유사하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올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가 연초 미국금리를 쫓아 국내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 외국인들이 국채선물을 강하게 매수한 부분이었다"면서 중국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외국인 현물채권이야 높은 FX스왑 헤지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차익거래 유인이 컸다고 하지만 선물 쪽 자금유입은 이해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국내 국채선물 외국인 포지션은 대부분 홍콩과 싱가폴에 있는 투자자(헷지펀드 등)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일찌감치 어려운 중국경제에 대한 베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반기 국고3년 금리가 2.3%대까지 올라간 것은 기준금리 1.50% 대비 80bp나 스프레드를 벌린 것인데 이는 미국 금리상승을 추종한 힘이 반영된 것"이라며 "하지만 외국인 선물 누적잔고는 중국채10년 금리를 가격으로 환원해 축을 뒤집어 놓고 보면 3분기까지 일치해서 움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만 쳐다본 국내 투자자들과 달리 중국경제를 주목한 외국인 국채선물 투자자들은 올해 가장 성공한 투자자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또 최근 파월 의장의 '현재 금리가 중립수준 바로 밑'(just below)이라는 발언을 통해 2019년 상반기 중 연준의 통화정책이 쉬어갈 수 있다는 기대까지 살아나고 있고 실제 미국금리 인상이 중단된다면 국내 채권시장은 중국의 완화기조를 좀 더 반영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반영된다면 내년 하반기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가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