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에선 기준금리가 1년만에 인상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금융시장은 '소수의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10월 금리결정회의에선 금리 인상과 동결 의견이 맞섰던 가운데 두 명의 인상 소수의견과 함께 금리가 동결됐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선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대내외 경기 우려가 커졌지만 이주열 총재가 지속적으로 금융불균형 시정 필요성을 거론한 점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다만 조동철·신인석 위원 등 금통위 내 비둘기파 인사들의 존재를 감안할 때 만장일치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은 인상을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상 이후 상당기간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 인상 후 12월 강세장을 예견하는 시각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정책금리가 1.75%로 올라오게 되면 금리 레벨 부담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내심 동결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도 한다. 이 경우 채권시장은 강세폭을 키우면서 랠리를 벌일 수 있을 듯하다. 동결 가능성을 엿보는 사람들은 경기와 물가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한은이 인상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현재 한은은 목표 가운데 하나인 '금융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이미 크게 늘어나 총액이 큰 데다 증가세 자체도 예년 수준보다 높아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다.
이 총재 코멘트와 관련해선 추가적인 금리방향에서 어떤 시그널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시장의 많은 사람들은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겠지만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총재가 매파적으로 나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 등에 대해 이 총재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중요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쪽에선 파월 연준 의장이 현재의 정책금리에 대해 중립수준 '바로 밑'이라고 발언해 분위기를 띄워 놓은 상황이다. 지난 10월만 해도 중립까지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었으나 발언을 크게 바꾼 것이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전날 공개된 11월 FOMC 의사록은 예상보다 도비시했다. 내년 통화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경제지표에 따른 유연한 대응을 강조하는 쪽으로 성명서 내용을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또 일부 위원은 연방기금금리가 중립 수준에 근접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위원이 조만간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다수가 ‘경제 및 정책전망 평가’를 강조해온 성명서 문구를 ‘새로운 경제지표에 따른 유연한 대응’을 부각하는 쪽으로 수정하는 편이 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위원들은 ‘점진적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포워드가이던스도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2.74bp 하락한 3.0288%, 국채30년물은 2.02bp 떨어진 3.326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81bp 내린 2.8025%, 국채5년물은 2.36bp 내린 2.8446%를 나타냈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강하다. 연준 의사록에서도 일단 추가적인 인상과 관련, 빨리(fairly soon) 올리야 한다는 스탠스가 나와 12월엔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관심이 내년에 미국이 몇 차례나 올릴 수 있을지 여부로 옮아갈 수 있다. 최근 파월의 발언 등 연준의 스탠스를 감안할 때 9월 FOMC의 예상치인 내년 3차례 금리인상은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
파월 발언으로 급등했던 뉴욕 주가는 약간 하락하면서 숨을 골랐다. 다우지수는 27.59포인트(0.11%) 하락한 2만5338.84, S&P500지수는 5.99p(0.22%) 낮아진 2737.80, 나스닥종합지수는 18.51p(0.25%) 내린 7273.08을 기록했다.
역시 파월 발언 영향으로 떨어졌던 달러 가치는 보합수준에서 숨을 골랐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96.80으로 전장보다 0.03% 내려갔다.
금통위와 함께 가장 주목 받는 이슈인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에서는 G20 결과를 주시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대중 강경파로 알려져 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할 예정인 것으로 보도됐다.
당초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배제됐던 나바로 국장이 다시 참석하는 쪽으로 일정이 조율돼 미중 정상회담에도 배석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는 막판까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나바로는 무역 불균형 시정과 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주장하며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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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큰 폭의 대미 흑자를 기록 중인 중국이 미국이 원하는 바를 얼마나 들어줄 수 있을지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