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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등장·쓸쓸한 퇴장… 김동연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1-14 12:28

▲김의석 금융부장

▲김의석 금융부장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상업고등학교와 야간대학을 나와 '고졸 신화'를 써내려간 입지전적인 인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문재인 정부의 1기 경제팀을 이끈 김동연닫기김동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결국 취임 1년 5개월 만에 쓸쓸한 퇴임을 맞게 됐다.

지난 9일 청와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경질성 교체를 발표했다. 청와대는 인사 배경을 묻는 질문에 김 부총리도 장점이 있지만, 어느 시점에는 어떤 필요로 하는 요소들이 있고, 그러한 요소들이 지금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애매하게 설명했다고 한다.

불과 1년 5개월여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 출입기자들 앞에 서서 김동연 부총리를 향해 "나와 인연은 없지만,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력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관료"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하며 추어올렸던 점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1년 5개월간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고 나름대로 소신껏 했다"며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지난 재임 동안 경제와 일자리, 민생 세 가지에 매진해왔다고 자평했다. 이런 설명에도 나라 경제를 17개월 동안 책임지고 이끈 그의 뒷모습은 다소 애처롭게 느껴진다. 대개의 경제 관료들은 부총리 직을 마지막 공직으로 여기는데 그는 문재인 정부 첫 경제사령탑으로 주목을 받고 취임했지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연이어 엇박자를 표출하고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퇴임하기 때문이다.

사실 경제에 대해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대책을 세우고 집행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는 '김동연 패싱(passing· 건너뛰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우선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였다. 김 부총리는 저성장 고착화, 일자리, 부동산, 저출산 정책에 대해 추진력을 발휘해보려고 했지만, 노조와 시민단체 등을 우선하는 여당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게다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여당 출신 장관들도 상대하기 버거워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부동산 대책 등에서 경제부총리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법인세 인상의 경우 그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여당 주도로 추진되었다.

결국 이러저런 이유로 물러나게 됐지만 매끄럽지 못한 교체 과정도 뒷말을 남기고 있다. 아무리 경질성이라지만 이제 막 예산국회가 시작된 국면에서 예산행정 책임자를 교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포용사회’와 ‘정의로운 국가’라는 국정목표 달성에 필요하다며 한 해 전보다 9.7% 늘린 470조원의 ‘슈퍼예산’을 제출한 상황이다. 국회와의 진지한 토론을 불가능하게 하고는 책임만 떠넘긴다는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

물론 사람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바꿀 것이면 왜 바꾸는지. 왜 그들만 바꾸어야 하는지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다. 그리고 그 설명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청와대는 국정운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그립’을 강하게 쥐고 싶었을 것이다. 국정은 견제와 균형 속에서 이뤄질 때 성과가 커지는 법이다.

경제는 시시각각 변하며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지금처럼 잿빛 어둠이 짙게 깔린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경제부총리는 이런 불확실성에서 국가경제의 방향키를 쥐는 자리다. 한시도 자리를 비우거나 곁눈질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더 이상 경제 컨트롤타워를 흔들어서는 안된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후임 경제부총리로 내정했지만 청문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한국 경제의 방향키는 김동연 부총리가 쥐고 있다. 아직은 그가 경제부총리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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