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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의 단상] 강정훈의 승부수, '지자체 토큰'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09 05:00

전국망 넓힌 iM뱅크, 지역금융 새 성장모델 실험
정책자금 지급부터 결제·정산까지 디지털 일원화
기술력과 현장성, 보안과 정책 효과가 성패 좌우

[김의석의 단상] 강정훈의 승부수, '지자체 토큰'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점포를 줄이는 은행권에서 iM뱅크는 거꾸로 갔다.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뒤 전국 영업 거점을 넓혔다. 올 연말이면 점포망 확충도 일단락된다.

전국에 간판을 내건다고 시중은행의 체급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점포를 늘리는 것은 확장의 시작일 뿐이다. 그 다음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진짜 승부다.

강정훈닫기강정훈기사 모아보기 iM뱅크 행장이 내놓은 카드는 ‘맞춤형 지역금융 강화와 재투자’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영업에서 얻은 이익을 해당 지역에 다시 투자하겠다는 원칙이다. 전국 점포망 확대 과정에서 지방의 자금과 이익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는 우려에 대한 답이다.

강 행장이 꺼내든 해법은 ‘지자체 토큰’이다. 메가점포 확대나 인공지능(AI) 영업 강화, 기업영업 전문인력(PRM)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 지자체가 정한 대상과 사용처, 기간 등의 조건을 토큰에 담아 지급하고, 정해진 곳에서만 사용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용과 정산도 한 흐름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정 지역의 소상공인 지원금이라면 지원 대상에게 토큰을 지급하고 정해진 지역과 가맹점에서만 사용하게 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지역 내 소비 확대에 초점을 둔다면, 지자체 토큰은 정책자금의 사용 조건과 흐름을 관리하는 데 무게가 있다.

토큰의 가치는 기술 자체에 있지 않다. 지역에 투입한 돈이 실제 어디에서 쓰였는지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정책자금은 지급보다 사후 관리가 어렵다. 부처와 기관, 지자체와 금융회사를 거치면서 데이터가 쪼개지는 것도 문제다. 토큰이 겨냥하는 곳은 바로 이 틈이다.

▲ iM뱅크 ‘지자체 토큰’ 프로세스.  단순 소비 확대를 넘어 정책자금의 조건(사용처·기간·한도)을 결제 단계에서 통제하는 구조다.

▲ iM뱅크 ‘지자체 토큰’ 프로세스. 단순 소비 확대를 넘어 정책자금의 조건(사용처·기간·한도)을 결제 단계에서 통제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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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기술이 답을 대신할 수는 없다. 금융권을 겨냥한 AI 기반 공격과 계정 도용이 정교해지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스마트컨트랙트로 사용 조건을 걸었다고 사업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조건을 바꾸고 승인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 기술 구현보다 권한 통제가 먼저다.
iM뱅크는 현재 경북 제1금고 시·군을 중심으로 후보 공공자금을 조사하고 적용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다. 대구 D-Token도 적용 대상 공공자금과 대구로페이 연계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대상사업 협의와 요건 정의, 개발·내부 테스트를 거쳐 2027년 상반기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제한적 파일럿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속도보다 검증을 택한 셈이다.

파일럿의 평가는 기술 시연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행정비용과 정산 시간이 줄었는지, 고령층과 지역 상인이 실제로 편해졌는지, 정책자금이 당초 목적대로 쓰였는지를 봐야 한다. 개인정보와 거래정보의 접근 권한도 따져야 한다. 연결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통제해야 할 권한도 커진다.

은행의 속내도 분명하다. 지자체 정책자금의 디지털 집행을 맡으면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으로 이어지는 금융 접점이 넓어진다. 전국망을 확장한 iM뱅크로서는 놓치기 어려운 사업이다. 영업 접점을 넓히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지역에서 얻은 사업 기회를 다시 지역에 투자하고 금융 효율까지 높인다면 사업과 공공성을 함께 잡을 수 있다. 다만 금고 영업의 성과와 토큰의 정책 효과는 분리해 평가해야 한다.

강정훈 행장이 노리는 것은 전국망 확장 이후다. 점포가 지역으로 들어가는 물리적 통로라면 토큰은 정책자금이 움직이는 디지털 통로다. 중요한 것은 통로의 크기가 아니라 그 안으로 어떤 돈이 들어가고 어디에 도착하느냐다.

결국 지역 재투자의 기준도 여기에 있다. 지방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다시 집어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돈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기 전에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 소비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토큰이 실제 역할을 한다면 iM뱅크의 지역금융은 한 단계 달라질 수 있다.

외형 확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제는 무엇을 더 갖췄느냐보다 무엇을 남겼느냐를 보여줄 때다. 지자체 토큰은 그 첫 시험대다. 지역의 돈이 더 정확하게 쓰였는지, 행정과 금융의 비용이 줄었는지, 지역에 어떤 성과가 남았는지가 iM뱅크의 진짜 체급을 가른다. 말보다 결과다. 그 결과가 강정훈 iM뱅크 행장의 경영 능력을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다.

김의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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