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3% 내린 1996.0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22개월여만이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02% 하락한 2026.88로 출발한 후 금융당국의 증시 안정화 대책 등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으나 외국인의 매도 우위 속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는 1993.77까지 떨어지면서 5거래일째 연중 최저치 경신을 이어나갔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03% 내린 629.70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8월 14일(629.37) 이후 14개월 여만에 최저치다. 코스닥은 0.13% 오른 663.95로 출발했으나 개인의 매도세에 밀려 하락 전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증권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당초 올해 20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의 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대해 내달 초부터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시장 상황에 따라 증권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키로 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오후 유광열닫기

금감원은 현재 가동 중인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외국인 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제반 불안요인들이 현실화될 경우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위기대응 비상계획(Contingency plan) 등도 재점검해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 외인 이달 4조6천억 순매도·채권 순투자 규모도 급감
금융당국이 최근 증시 급락과 외국인 자금이탈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세웠지만 당장 급격히 악화된 투자심리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606억원을 순매도하면서 8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나갔다. 개인도 487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기관이 홀로 6362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하락을 받쳤으나 역부족이었다.
최근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자금의 이탈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10/1~10/29) 국내 주식 시장에서 총 4조5574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9504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6070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외국인 채권 순투자 규모는 지난 8월 2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9000억원, 이달 들어 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금융위는 미국 금리인상 가속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범닫기

작년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올해 말 예정대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 완화를 종료할 것에 대비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제투자 자금의 회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또한 무역분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되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하락해 기업의 실적이 저조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며 “무역분쟁, 금리인상 등으로 최근 상황이 좋았던 미국 경제마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최근 증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위는 이외에도 글로벌 경제의 3대 축인 유럽 역시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 이태리의 재정적자 확대 시도 등 부정적인 소식이 겹쳐져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