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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시작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시대 열렸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0-05 11:52

국민연금 시작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시대 열렸다!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우여곡절 끝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시장의 큰 손 중 하나인 국민연금이 65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경영에 영향력을 미치게 된 것은 기정사실이다. 실제로 도입 이후 투자기업들의 주가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배당 확대나 기업가치 향상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기업의 경영권 참여에 대한 기준이 명확치 않고, 참여하는 운용사도 적어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반쪽짜리 개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위해 경영권 참여는 필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7월 30일 제6차 기금운영회의를 개최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을 심의·의결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뜻한다. 주인 대신 집안일을 처리하는 집사(스튜어드·steward)처럼 최선을 다해 가입자의 자산을 관리한다는 취지지만,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 대한 의사결정에 개입하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돼왔다.

때문에 갈등이 첨예했던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의 경우, 도입초기에는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은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또 기금자산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을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현재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299개다. 삼성전자(9.2%), SK하이닉스(9.9%), 현대차(8.1%), 네이버(10.6%), LG화학(9.3%), 신한지주(9.6%) 등에서 국민연금은 1대 또는 2대 주주다.

문제는 재계의 경영권 간섭 시비를 의식해 국민연금이 ‘경영권 참여 주주권’에 해당하는 ▲이사 선임·해임 ▲감사 추천 ▲정관 변경 제안 등을 보류했다는 것이다. 다만 기금운용위가 의결한 경우에는 경영권 참여 주주권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쪽에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경영권 참여 없이는 제대로 된 개혁이 힘들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을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가 효과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사 및 감사후보 추천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가 효과성을 가지려면 법적·제도적 토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제약 사례가 경영권 찬탈 방지를 위한 ‘5%룰’이다. 5%룰은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가진 투자자는 지분이 1% 이상 변동될 경우 5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상 규정을 말한다.

이 사무국장은 “5%룰은 과도한 경영 참여나 인수합병 등 투기자본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인데, 현재 증권거래법상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기금도 ‘5%룰’이 적용된다”면서 “주로 장기투자를 하는 국민연금에 이 룰을 적용하는 건 과도한 규제”라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에 이 규제를 풀어주면 투자가 원활해지고, 이를 통해 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꾸더라도 ‘5%룰’을 적용 받지 않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연금 시작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시대 열렸다!

이제 시작…지나친 기대나 우려는 아직 일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요구사항이 주주권 행사로 기업에 수용돼 실제로 적용되기까지는 평균 3년에 가까운 시일이 걸리는 만큼 이제 막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의 영향력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해외 사례를 살펴본 결과 기관투자자의 요구를 기업이 수용해 조치하기까지 평균 34개월이 걸렸고 길게는 126개월이 걸리기도 했다”며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는 반복적인 대화와 인내가 필요한 장기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또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는 장기투자자의 가치에 걸맞게 점진적·장기적·건설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며 그에 따른 기업 가치 영향도 장기적·점진적”이라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단번에 해소해줄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나 경영권을 크게 침해할 것이라는 과잉 우려 모두 지속가능한 주주자본주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시작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시대 열렸다!

스튜어드십 코드 수혜…하반기 배당주 주목

한편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잇따라 도입하면서 하반기 배당주가 힘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당수익률은 1.7%로 선진국과 신흥국을 포함해 최저 수준으로 개선이 필요한 수준이다. 한국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대만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3.8%에 달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배당수익률 1.7%에서 1.0~2.0%포인트 상향이 이뤄지면, 즉각적인 배당이익과 주식 리레이팅(재평가)이 가능하다”며 “연기금 입장에서도 즉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분석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의결한 지난 7월 30일부터 3거래일간 투자 기업의 비정상 누적수익률은 0.82%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194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비정상 누적수익률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20거래일 전부터 120거래일 전까지의 정상수익률과 비교했다. 쉽게 말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라는 사안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산술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예를 들어 3거래일간 주가가 2% 올랐다면 그 중 0.82%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이유가 됐다는 것이다.

194개 대상 기업 중 양(+)의 비정상 누적수익률은 121개, 음(-)은 73개 기업이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한 기업이 훨씬 많았던 셈이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영향은 더 컸다. 10% 이상 지분 보유 기업의 비정상 누적수익률은 1.13%로 5% 이상 기업에 비해 0.31%포인트 더 높았다. 실제로 국민연금 투자 기업 중 14.45%로 지분율이 가장 높은 대림산업의 경우 이 기간 주가가 3.8%가량 올랐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내년 18%까지 줄이고 해외 주식 비중을 20%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내 주식에 대한 보수적 입장을 고려해도 배당주가 우선 선택지로 놓인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배당형펀드에 자금배분을 높이거나 중장기 자본정책을 가진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선편입하는 방법 등이 있다”면서 “위탁운용사 포트폴리오의 배당수익률을 평가하는 방식을 선정 기준에 반영한다면 기업의 주주환원과 위탁운용사의 자발적인 주주활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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