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건설사들, 강남 재건축 수주 ‘쩐의 전쟁’ 지속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8-10-01 00:00

조합원 요구 등 맞춰 물밑 접촉 여전
국토부, 전방위 점검 등 감독권 강화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 지난해 9월 재건축 쩐의전쟁을 촉발시킬 현대건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사진 = 현대건설

▲ 지난해 9월 재건축 쩐의전쟁을 촉발시킬 현대건설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사진 = 현대건설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쓰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강남 재건축을 투기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는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규제를 강화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은 ‘고급 아파트’를 선호하는 심리가 가장 많이 투영되는 곳이다.

지난해 9월 재건축 사업자를 선정한 ‘반포 주공 1단지 1·2·4주구(이하 반포 1단지)’는 이런 현상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건설업계에서도 자정 노력이 제기됐으나, 안타깝게도 약 1년이 지난 현재 ‘쩐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 7천만원 지원 나온 반포 1단지

강남 재건축 ‘쩐의 전쟁’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다. 소비자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지역이라는 특성과 ‘고급화’를 앞세운 건설사들의 전략이 결합돼 이제는 평당 분양가 4000만원은 훌쩍 넘어가는 지역이 됐다.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이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한 ‘반포 1단지’는 이런 쩐의 전쟁에 대한 우려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단지다.

공사비만 2억6000억원이 예상된 이 단지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경쟁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전통적인 부촌인 ‘강남 반포’ 랜드마크 확보를 위해 ‘이사비 7000만원 무상 지원’ 등을 해당 단지 조합원들에게 제시했다. GS건설도 ‘평당 분양가 5000만원 가능’, ‘AI아파트’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결과 건설업계에서는 ‘자금력이 강남 재건축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당시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시공권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반포 주공 1단지 1·2·4주구(이하 반포 1단지)’ 수주전 때문에 향후 재건축 사업 입찰에 고민이 커졌다”며 “‘쩐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강남 재건축 사업에 더 큰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대형 건설사 외에는 강남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지 못할 만큼 부담이 커졌다”며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반포 1단지 수주전은 해당 건설사의 시공능력과 상관 없이 시공권 확보를 실패한 쪽이 치명타를 얻게 될 정도로 규모가 커져 중견 건설사들은 해당 사업에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 지난해 10월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한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사진 = 다음 로드뷰

▲ 지난해 10월 롯데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한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 사진 = 다음 로드뷰



◇ 더 높아진 재건축 조합원 눈높이

‘쩐의 전쟁’이었던 반포 1단지 수주전이 끝난 이후 강남 재건축 조합원들의 눈높이는 더 높아졌다. 반포 1단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조건을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조합원들이 건설사에게 요구하는 요구 조건은 그동안에도 높았다”며 “그러나 반포 1단지 수주전 이후 재건축 조합원들이 더 높아진 요구 조건을 요구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포 1단지 수주전 막판 ‘클린 수주’를 선언하며 재건축 수주전 관행을 개선시킨 GS건설의 사례를 보면 이는 잘 드러난다. GS건설은 그동안 재건축 왕좌로 불려왔다. 이로 인해 ‘자이’ 브랜드도 삼성물산 ‘래미안’과 함께 강남 재건축 선호도 1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임병용 GS건설 사장의 ‘클린 수주’ 선언 이후 ‘잠실·미성크로바’, ‘흑석 9구역’ 등 주요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롯데건설에 넘겨줬다. 물론 클린 수주 전략 때문에 수주에 실패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은 지난해 9월 클린 수주 선언 이후 그동안 재건축 사업 전략을 전환했다”며 “조합원과 직원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점심식사 등의 접촉도 과거보다 줄어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고 있다”며 “반포 1단지로 높아진 조합원들의 눈을 충족시키기에는 임병용 사장의 ‘클린 수주’는 역부족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은 과거와 달리 높아진 눈높이에 대해서 ‘어려움은 더 커졌지만, 올바른 길이라며 끝까지 간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GS건설 관계자는 “클린 수주를 시행한 지 약 1년이 지났다”며 “과거 ‘쩐의 전쟁’의 연결고리였던 사전투표보다 설계도 중심의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현장투표’ 독려 중심으로 재건축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점심식사 제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은 여전히 크다”며 “그러나 쩐의 전쟁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은 강남 재건축 시장 자정화를 위해 클린 수주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안전진단 등 올해부터 규제 강화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 재건축 시장의 상승세가 여전히 이어지자, 정부는 올해부터 재건축 시장 규제를 강화했다. 첫 번째 조치는 지난 3월 발표한 ‘안전진단 강화’다.

이 규제는 주거환경, 설비 노후도, 구조 안전성, 비용분석 등 4개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평가한다. 총점이 30점 이하이거나 주거환경 항목에서 최하 등급(20점 이하)을 받은 단지만 재건축에 나설 수 있다.

이 항목들 중 구조 안전성 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높이고 40%인 주거환경평가 비중을 15%로 낮춘 점이 특징이다.

특히 주거환경을 구성하는 9개 항목 중 주차장 부족이나 소방차 진입 도로 확보 등 국민안전과 관련된 항목은 평가 시 비중을 확대했다. ‘가구당 주차대수’ 가중치를 20%에서 25%로, ‘소방활동의 용이성’은 17.5%에서 25%로 높였다.

가구당 주차대수 등급 평가 기준도 완화했다. 기존에는 최하위인 E등급을 받으려면 주차대수 규정의 40% 미만이어야 했으나 60% 미만이면 E등급을 받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단, 해당 아파트 단지에 전용면적 60㎡ 이하인 가구가 많은 경우 주차공간이 가구당 0.6대 미만이라고 해도 주차대수 E등급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쩐의 전쟁으로 변질한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그동안 이 지역 조합들이 무분별하게 재건축 사업화를 진행해왔다”며 “지난 3월 적용한 안전진단 강화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청약 시장에서도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불법 행위 적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3월 청약을 시행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과천 위버필드’ 등에 대해서 국토부는 위장전입 등 불법 행위를 적발해 처벌했다. 지난 5월에는 ‘하남 미사역 파라곤’ 등에서도 같은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7월에는 재건축 수주전에서 금품을 제공한 건설사에 대해 관련 시공권을 박탈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시행령을 개정을 입법예고했다.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재건축 수주전에서 금품을 제공한 건설사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외에도 시공권 박탈, 공사비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시공자 선정 시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지던 금품 수수 행위가 근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