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3일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규제 완화 의견을 취합한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번 규제 개선 건의안은 금융당국이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자 업권별로 의견 취합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난 13일에 해당 건의사항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며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해온 사항"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는 빅데이터 관련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드사의 빅데이터는 비식별데이터에 한해서 활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도 여러 규제사항이 많아 실질적으로 업계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주관으로 지난 6월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회에서도 카드사 관계자들이 최종구 위원장에게 직접 빅데이터 관련 규제 완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에 대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캐피탈사는 보험대리점 업무를 허용해달라는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자동차 금융 캐피탈사는 자동차와 관련이 깊은 자동차보험을 판매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카드사, 은행의 자동차 금융 시장 진출로 캐피탈사 입지가 좁아지면서 새 먹거리 모색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자동차 금융은 캐피탈사 주 먹거리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진입장벽이 거의 전무해 경쟁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보험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캐피탈사 고위 관계자는 "이미 자동차 금융 시장은 은행이 앞선 상황"이라며 "캐피탈사들이 현재 고유 업무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를 모색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여전업계가 어려운 만큼 규제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카드사는 작년 수수료 인하 때 업계 어려움을 고려해 부수업무 허용 등의 규제완화를 풀어준 바 있다. 하지만 규제 완화된 부분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나 캐피탈사는 금융당국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규제 완화된 부분이 있었지만 부수업무 허용 등은 실질적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라며 "형식적인 규제 완화가 아닌 업계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