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 10년간
개인투자자 비중 크게 줄어
한국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을 확인해 보니 2008년 12월 말 펀드 순자산총액은 288.5조원에서 2017년 12월 말 506.9조원으로 약 76%늘었으나,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모펀드는 166.7조원에서 217.5조원으로 약 30% 늘었을 뿐이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전체 펀드에서 51.7%에서 22.8%로 크게 감소했고 공모펀드에서도 78.5%에서 50.4%로 감소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하 ‘재단’)이 매년 약 2,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펀드투자자 서베이 응답자 중 현재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는 2008년 54.4%에서 2017년 35.3%로 떨어졌고 펀드에 투자하지 않는 응답자 중 향후 투자 의향이 있는 비율도 40.3%에서 26.1%로 낮아져서 통계와 궤를 같이 한다. 10년 동안 개인투자자들의 펀드사랑이 일부 식은 것처럼 보인다.
투자수익보다 원금 손실 싫어하고
금융지식 안 늘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의 재단 투자자서베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변화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개인투자자 10명 중 6명 이상은 펀드판매회사에 와서 판매직원이 권유하는 펀드 중에서 선택한다.
둘째, 개인투자자 10명 중에 6명 이상은 수익률이 높다는 생각에 펀드에 투자하고, 10명 중에 약 4명은 해당 펀드의 수익률을 최우선 고려한다.
셋째, 펀드에 투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원금손실이 싫어서이며(투자하지 않는 응답자 10명 중 3명 이상), 향후에도 투자할 의향이 없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원금손실이 싫어서다(투자하지 않는 응답자 10명 중 약 4명).
넷째, 개인투자자들의 금융이해력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펀드 관련 11개 문항의 정답률 평균은 100점 만점에 65.9점(7.1개)에서 54.6점(5.8개)으로 낮아졌고, 자산운용보고서를 읽지 않는 투자자 비율은 2008년에는 10명 중에 약 4명(39.8%)에서 2017년에는 10명 중에 약 5명(53.0%)으로 늘어났다.
펀드의 선택은 판매직원이 아니라
금융전문가에게 맡겨야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남을 감안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펀드, 특히 공모펀드는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으며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어 개인투자자에게 매우 유용한 노후대비상품이다. 투자는 저축에 비해 위험하지만, 위험 없이 수익만을 기대할 수 없다. 위험과 수익은 빛과 그림자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금융교육에서 이런 내용을 반복해서 가르쳐야 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피하려고 하기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적합한 펀드의 선택은 판매직원이 아니라 독립된 금융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제정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미국 와튼 스쿨 미첼(Olivia S. Mitchell) 교수는 50세 이상 미국인 중 최근 5년 동안 금융사기 피해자가 약 8%나 된다고 한다. 고령자들의 인지능력 부족이 원인이겠지만 노후대비금액이 약 4조달러(약 4,321조 원)나 부족하다는 현실이 쉽게 속게 되는 심리적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재단의 2018년 서베이 전체 응답자 중 금융사기를 당한 비율은 2.6%였다. 아직 많이 늦지는 않은 것 같지만, 일본이 2003년부터 ‘저축에서 투자로’를 추진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글 ㅣ 손정국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상무이사(경제학박사)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 '웰스매니지먼트'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