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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제도화, 어디로 가나-②] 잠자고 있는 국내 가상화폐 법안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05 06:00 최종수정 : 2018-04-05 14:47

-가상화폐 관련 법안 4개 계류…진척 없어
-가상통화·가상화폐·암호통화 용어 ‘제각기’
-“가상화폐 법적 근거 마련 차원에서 긍정적”

[가상화폐 제도화, 어디로 가나-②] 잠자고 있는 국내 가상화폐 법안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가상화폐를 제도권 내 편입하는 정부의 움직임이 늦어지면서 국회의 시계가 멈췄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5일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에 따르면 가상화폐와 관련된 법안은 현재까지 총 4개가 상정되어 있다. 계류되어 있는 이들 법안에는 한계점도 지적되나 기존 법률 개정 또는 새로운 법률 제정을 통해 그 규범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7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가상화폐(해당 법안에는 가상통화로 표기)를 교환의 매개수단 또는 전자적으로 저장된 가치로 사용되는 것으로서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되어 발행된 증표와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 정의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가상화폐를 이용하여 업으로 하는 자를 가상화폐 취급업자로 정의하고 업의 형태에 따라 가상화폐매매업자·가상화폐거래업자·가상화폐중개업자·가상화폐발행업자·가상화폐관리업자로 세분했다. 이들 업자는 최소한 5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갖춰 금융위의 인가를 받도록 했다.

지난 2월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제도화하여 영업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여 가상화폐업을 건전하게 육성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한 ‘가상화폐업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가상화폐를 불특정 다수인 간에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그 대가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거나 매도·매수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로서 전자기기 혹은 그 외의 것에 전자적 방법에 의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한정하고 전자적 방법으로 이전 가능한 정보라고 정의했다.

또한 가상화폐업을 가상화폐거래업·가상화폐계좌관리업·가상화폐보조업을 포함하는 것으로 적시했다. 가상화폐거래업 또는 가상화폐계좌관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자는 자본금이 30억원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에 해당하여야 하고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도록 했다.

이외에도 실명확인과 안전한 거래를 위한 보안조치, 소비자에 대한 배상의무, 자금세탁행위 등의 금지, 금융감독원의 감독, 자율규제 등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도 가상화폐의 정의와 거래소 등록과 이용자 보호 등을 골자로 하는 '암호통화 거래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가상화폐(해당 법안에는 암호통화로 표기)를 컴퓨터 기술이나 생산 노력으로 창조하거나 획득할 수 있는 교환의 매개수단 또는 디지털 가치저장방식으로 사용되는 모든 종류의 디지털 단위로 분산된 비중앙집중식 저장소 및 관리자 방식의 컴퓨터 암호학 기술에 기반을 둔 것으로 정의했다.

정 의원은 가상화취폐급업을 가상화폐매매업·거래업·중개업·발행업·관리업 등으로 분류했으며 이를 영위하려는 자는 1억원 이상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자기자본 등의 요건을 갖추고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했다. 거래소의 예치금 및 피해보상계약, 보안대책 수립 의무 등 이용자 보호 방안도 담았다.

박용진 의원안과 정태옥 의원안, 정병국 의원안까지 세 법안은 가상화폐를 제각기 다른 용어로 정의하고 있고 그 정의규정마저 가상화폐의 특징을 여실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변호사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 등 전문가는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광수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과 최익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법제위원은 지난 2월말 ‘법적 측면에서 본 가상화폐 제도화 및 이용자 보호’ 세미나에서 가상화폐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절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을 충족하도록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정책적으로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 위원은 “자율규제 방안은 아직 가상화폐의 거래나 이를 취급하는 업체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허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용자의 보호를 위해서는 오히려 어느 정도의 기준을 마련하여 합리적인 거래와 그렇지 못한 불법・탈법행위를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본격적인 입법을 위해 가상화폐와 관련한 세 개의 법안이 상정된 것은 고무적이며 환영할만하다”며 “특히 급증한 가상화폐 거래 관련 문제를 행정적 재량행위에 의존하여 처리하기에는 투자자 보호 측면이나 금융 산업, 기술발전 등 여러 방면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기에 균형 있는 입법의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 법안은 가상화폐의 투자성에만 중점을 둔 나머지 가상화폐의 지급결제성과 관련된 쟁점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천 연구원은 이들 세 법안이 투자성과 관련된 쟁점에서도 가상화폐의 거래 규모 등 가상화폐 거래가 가진 파급력을 균형 있게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는 대부분 국제성을 가지고 있어 이에 따른 쟁점도 아울러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국회에서 가상화폐의 투자성 및 지급결제성과 관련한 규제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여 완성도 높은 대안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21일 대표 발의했다. 제 의원은 가상화폐(해당 법안에는 가상통화로 표기) 취급업소를 금융회사 등에 포함하고 가상화폐 취급업소가 보관 및 관리, 알선 등을 위해 가상화폐를 금융자산과 교환하는 거래 등을 의무부과 대상거래(금융거래 등에 포함)로 정의했다.

아울러 가상화폐 취급업소에 대해서 금융정보분석원의 장에게 상호 및 대표자의 성명 등을 신고하도록 하는 한편 이용자별 거래내역 분리 등 자금세탁행위 및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행해야 하는 조치도 규정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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