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사진제공= 대구은행
박 행장은 23일 오전 10시 열린 대구은행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대구은행 행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박 행장은 "최근 여러 사안으로 지역 사회와 주주,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주 회장직은 상반기 중 거취 표명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룹 회장직은 새로운 은행장이 선출되면 단계적으로 상반기 중에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행장의 결단은 최근 검찰이 대구은행 채용비리 수사 범위를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날 대구지검 특수부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16일 대구은행의 전・현직 인사담당자의 자택 및 대구은헹 인사부서를 압수수색한 결과 추가 채용비리 사례를 30여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여직원 성추행 사건과 비자금 조성 혐의로 최근 노조와 지역사회의 사퇴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 대구은행 노조는 박 행장에게 21일까지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거취 표명을 조속히 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21일 대구은행 이사진은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박 회장이 지주 회장직은 유지하고 행장직에선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라고 전달한 바 있다.
노조는 박 회장이 행장직만 내려놓겠다는 것에 반발했다. 김정원 대구은행 노조 위원장은 "회장직만 유지해도 어차피 은행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박 회장이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즉각 두 직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