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부터 은행이 보유한 금융정보를 고객의 동의하에 제3자에게 공유하는 것을 의무화한 유럽은행감독청(EBA)의 결제서비스 지침 개정안, 이른바 ‘PSDⅡ’가 유럽연합(EU) 은행들에 적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PSDⅡ’ 시행은 이른바 ‘GAFA’(구글·애플· 페이스북·아마존)로 대표되는 글로벌 ‘IT공룡’의 영역 침투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생태계로 추진되고 있다.
11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픈플랫폼을 통해 간편결제, P2P(개인간) 금융, 크라우드펀딩, 자산관리 등 다양한 핀테크 영역에서 2017년 한 해동안 150만건이 넘는 거래량을 처리했다. 플랫폼 출범 당시 60여개였던 오픈API도 현재 95개까지 확대됐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내놓은 ‘P2P자금관리 API’의 경우 특허 출원도 마쳤다”며 “올해도 금융상품 API를 개발해서 외부 플랫폼 기업에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9일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을 구축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핀테크 등 이용기업들이 언제든지 테스트베드에 접속해 KEB하나은행 API를 활용해 서비스를 시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KEB하나은행 ‘오픈 플랫폼’의 제1호 비즈니스는 중국 현지에서 위안화로 국내대학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는 ‘유학생등록금 수납서비스’다. 중국에서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해 한국으로 송금한 뒤 국내에서 원화로 재환전해서 등록금을 내야 하는 불편함에 주목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 출시로 중국인 유학생은 KEB하나은행과 계약이 체결된 80여개 대학에 대해 중국현지에서 납부시점의 환율이 적용된 위안화로 등록금을 낼 수 있게 됐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의 ‘오픈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는 ‘사이버환전’, ‘1Q(원큐)오토론’, ‘금융정보조회’, ‘영업점 찾기’ 등으로 영역이 점차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도 최근 은행·카드·금융투자·생명 등 그룹 차원의 오픈API 표준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오픈API 서비스 정책과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고, 국내외 사례 연구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과 방향성도 점검키로 했다. 보안과 개인 정보보호 정책도 검토 대상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향후에 내부자원뿐 아니라 외부자원과 공동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오픈API 트렌드에 동참해 따라가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유럽, 미국 등에서 오픈API를 통해 은행 인프라에 접근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개방형 플랫폼 구축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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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