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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농협은행, ‘위험 이익률’ 정조준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1-08 00:00 최종수정 : 2018-01-08 08:03

하나, 통합 3년 안정 겨냥 CRO 승진
농협, 순익증가 RoRWA 플러스 진입

KEB하나·농협은행, ‘위험 이익률’ 정조준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 글로벌 자본규제인 바젤Ⅲ 도입과 국내 기업 구조조정 진행 속에 위험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Return on Risk Weighted Assets)이 3년전 대비 3~4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부실기업 여신 털고 재출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은 위험 수준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매긴 위험가중자산 대비 이익의 비중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높고, 자본 배분의 효율성도 좋다는 뜻이다.

은행에서 영업할 때 위험가중자산(RWA)에 따라 얻어야 하는 적절한 수익을 판단하는 내부적 관리지표로 활용된다.

KEB하나은행·농협은행 경영실적 공시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의 2017년 9월말 기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은 외환은행과 통합한 해인 2015년 말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농협은행의 경우 조선·해운업 부실 여신을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로 대규모 대손 충당금을 쌓으면서 2016년 상반기 순이익이 적자전환 했을 때 위험가중자산이익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반년만에 순이익 증가와 함께 농협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익률은 플러스로 돌아섰고,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면 은행들은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기업 대출을 축소할 유인이 있다. 자본 비율에도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에도 외환은행과 합병한 2015년 9월 이후 부실 가능성이 높은 대기업 여신을 우선적으로 줄여오는 작업을 해왔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12월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총자본비율 기준 14.65%에서 지난해 9월말 16.11%까지 올라 바젤Ⅲ 규제 비율을 웃돌고 있다.

또 외환은행, 하나금융지주를 거쳐 통합 KEB하나은행에서 리스크관리그룹을 맡아온 황효상 전무가 최근 부행장으로 승진해 위험관리책임자(CRO)를 맡고 있기도 하다. 통합 은행 3년차를 맞아 “조직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인사가 단행됐다”는 것이 KEB하나은행측 설명이다.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이 높은 자산이나 사업그룹에 자본할당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은행도 이달 1일자로 허충회 농협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장이 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겼다.

농협은행의 그룹사인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리스크 대비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리스크 관리 전략을 공략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8년 리스크 관리 목표를 위험조정성과평가(RAPM) 활용 범위 확대를 통해 리스크에 부응하는 수익성 회복에 두기로 했다. 각 사업 부문이 부담한 리스크 크기를 감안하고, 이에 합당한 수익을 냈는 지 평가하게 된다. 자산 별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분석을 통해 RoRWA가 높게 산출되는 자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 농협금융지주는 가계 신용대출·고(高) LTV(주택담보대출비율)·고(高)위험 업종·자영업자 대출 등 리스크 취약 부문에 대해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선제적인 감축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 BIS 비율과 밀접…자본 규제 향방 관심

KEB하나·농협 등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조준에 나서는 데는 바젤Ⅲ 도입 등으로 자본 건전성 유지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오는 2019년까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보통주자본비율 10.5%, 총자본비율 14.0%까지 높여야 한다. BIS 자본비율은 분모에는 위험가중자산(RWA) 합계액을, 분자에는 은행 자기자본을 넣어 구할 수 있다.

BIS비율은 자산의 위험수준에 따라 부과되는 위험가중치(RW)와 연계돼 있으므로,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을 보유하면 상승하고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보유하면 하락하게 된다. 바젤Ⅲ 하에서 은행들은 최저로 보유해야 하는 자본규모가 위험가중자산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바젤위원회의 규제개혁은 지난 연말 위험가중자산 규제개편 최종 합의로 마무리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개편으로 은행이 보유한 대출·투자자산 등의 위험가중치 차등폭이 확대된다. 위험가중치가 하향된 저(低) LTV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 대출 등은 다소 늘어나고, 위험가중치가 상향된 주식·펀드 투자, 고(高) LTV 주택담보대출 등은 감축이 예상된다.

은행의 저(低) 위험자산 보유비중이 커질수록 BIS비율이 높게 산출되도록 인센티브가 확대된다. 또 지나치게 복잡하던 내부모형은 폐지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규제개편이 은행 내부의 리스크 관리방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다 이행시기도 오는 2022년 1월에 집중돼 있어 사전 준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방안으로 “지속적인 부실우려 자산 감축, 우량자산 비중 확대, 사용률 낮은 잉여 미사용 한도 감축” 등을 꼽고 ‘양보다 질’ 자본규제 대비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제고를 감안한 여신 포트폴리오 운용에 초점을 맞춰 고위험·저수익성 여신과 미사용 한도 관리를 강화하는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BIS 비율은 비율 규제이므로 증자 등 방법으로 자본개선이 어려우면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EB하나·농협은행, ‘위험 이익률’ 정조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은 국내에서는 아직 여전히 생소한 지표로 꼽지만 씨티·웰스파고 등 글로벌 은행(IB)에서는 경영성과와 연동되는 지표로 분류되기도 한다.

글로벌 은행의 경우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이 1.5~2%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국내 은행보다 두 배 수준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은행들은 위험가중자산을 늘리는 거래에 상당히 신중하다”며 “할당받은 영업 목표치를 위해 단순히 볼륨(규모)만 늘리는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 점차 강화되는 글로벌 자본규제에 맞춰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가계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자본 규제 개편 추진을 밝힌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에 쏠리는 자금흐름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은행예대율 산정 때 가계부문의 가중치를 달리하는 방안의 타당성 등도 검토해 보겠다”고 예고했다.

현재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산정할 때 위험가중치가 기업대출 대비 낮다. 위험 가중치에 따라 충당금이 결정되는 만큼 은행들이 가계 주택담보대출을 늘릴 유인이 컸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가계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서 은행 수익성에 부담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자본규제 추진에 점검해야 할 부분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리스크관리 업무 고위 관계자는 “위험가중치를 높여 가계부채를 줄이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가계부채는 국내 이슈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대외적인 면을 본다면 은행들의 BIS 비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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