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 대중화 노린다
로봇에게 내 자산관리를 맡기는 시대가 왔다. 로봇(robo)과 자문가(advisor)의 합성어인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투자대상, 투자시점 등이 자동으로 도출 가능한 것과 더불어, 투자자 개인 니즈(needs)의 최적화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수수료에 있다. 증권사들이 기존에 제공한 자산관리 서비스는 거액자산가들만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였다. 계좌에 7억원 수준의 투자 자산을 보유해야만 제대로 된 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던 것이다. 자산관리는 50~60대의 고객층의 전유물이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러한 패러다임을 바꿨다. 뱅가드와 찰스스왑을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자문수수료를 최대 0.05%까지 낮췄다. 최소투자금도 낮게 잡아 청년층을 주 타깃으로 영업을 활성화 했다. 문홍집 뉴지스탁 대표는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장 발전해 있는 미국의 경우 2020년까지 운용자산 규모가 약 2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몇 가지 규제가 완화돼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전망은 밝다. 특히 비대면 거래 활성화는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 시장 성장을 촉진할 주요한 배경이다. 현재 주요 금융사들은 경쟁적으로 비대면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브로커리지 영업 방식을 비대면 거래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문홍집 대표는 “현재 주식거래의 60.9%, 펀드 판매의 1.5%, ELS 판매의 14.9%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국내 로보어드바이저는 도입 단계지만,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고 투자가용자산이 적은 청년층을 공략할 것이며, 이는 자산관리의 대중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P2P금융, 핀테크에서 찾은 ‘금맥’
1년 6개월 동안 P2P업체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크라우드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6개에 불과했던 P2P업체는 올 7월 기준 163개로 늘었다. 누적 대출액 증가 수준도 만만찮다. 2015년 3억9000만원, 2016년 62억8900만원, 올 7월 현재 153억4000만원으로 정체 없이 증가했다. 월간 수익률은 올해 평균 13.86%를 시현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핵심 배경은 P2P금융이 기존 금융권에 수용되지 못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대출 심사 강화로 자금확보가 어려운 차주에게는 대출을, 지속되는 저금리로 이자수익 받기 어려운 투자자에게는 높은 금리를 제공해주고 있기에 각광받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5월29일부터 기존 업체에도 투자자 금액 제한의 P2P대출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업계에는 한 차례 위기설이 돌았다. P2P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개 P2P업체당 일반 개인투자자는 누적금액 1000만원까지,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 초과 또는 사업·근로소득이 1억원 초과하는 소득적격 개인투자자는 연간 4000만원까지 투자가 제한된다.
이승룡 프로핏 대표는 “금융당국의 규제는 선수에게 손 묶고 복싱하라는 격”이라며 “자본주의에 역행하지 않기 위해선 당국은 P2P상품의 위험등급을 매기는 등 투자자들이 스스로 고려해 선택할 수 있게끔 돕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업체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국내 P2P대출은 담보대출에 지나치게 쏠려있다. 전체 대출상품별 비중에서 담보대출은 79%에 달하지만, 신용대출은 21%에 불과하다. 담보대출 중에서도 부동산PF 비율이 34%에 달하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승룡 프로핏 대표는 “향후 P2P금융산업은 우량업체를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면서 신용대출 상품 취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해 P2P금융산업 전반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게 업계의 큰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