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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상화폐 두 관점 ‘신시장 vs 불안’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8-28 01:44

보안 우려에 거래소 제휴 해지…직접 개발 움직임

은행 가상화폐 두 관점 ‘신시장 vs 불안’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보는 관점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존에는 가상계좌 발급에 머물며 소극적인 자세였지만 이제는 직접 시장 참여까지 고려하고 있다.

◇ 코스닥 규모 뛰어넘은 가상화폐시장

우리나라는 하루 거래액 기준으로 세계 4위권의 가상화폐 시장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지난 19일 비트코인 거래액은 2조 6018억 원이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 총 거래액은 2조 2188억 원이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9곳의 거래량을 모두 합치면 거래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주식시장을 뛰어 넘을 날이 곧 올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신한금융그룹 등이 가상화폐 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우리은행은 더욱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연말까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화폐 ‘위비코인’(가칭)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가상 화폐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지만 국내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 16일 블록체인기술 업체인 데일리인텔리전스, 더루프와 ‘블록체인 및 디지털화폐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리은행은 두 회사와 손잡고 연말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검증하고, 디지털 화폐 위비코인을 시범 발행할 예정이다.

다만 위비코인은 비트코인처럼 자유로운 거래 방식이 아닌 폐쇄형 운영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선불전자지급수단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운용하는 것인데 이 경우 비트코인처럼 급격한 가치 변동일 일어날 가능성은 적어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참가자 제한이 없는 개방형이라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위비코인은 우리은행과 가맹점, 사용자 일부만 공유하는 폐쇄형 블록체인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은행에서도 자체 디지털화폐 개발이 한창이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는 독일 도이치뱅크,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미국 뱅크오브뉴욕멜론 등과 함께 ‘유틸리티 결제 코인’을, 씨티그룹은 자체 가상화폐인 ‘씨티코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도 암호화된 디지털화폐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 거래소 자체가 보안이 취약해 피해 발생하기도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가상화폐들은 보안성이 뛰어나 해킹 같은 사이버 범죄에 당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 자체가 표적이 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가상계좌 발급 계약을 해지하는 이유다.

최근 국민은행(은행장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발급해줬던 가상계좌를 모두 회수했다. 빗썸은 지난 7월 회원 3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었다. 빼돌린 정보 중에는 약 500억원의 계좌 자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사례에서도 거래소 보안이 취약해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를 찾아 볼 수 있다. 일본의 마운틴곡스(Mt. Gox)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으나 2014년 해킹을 당하면서 5억달러(약 56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잃었다. 이후 마운틴곡스는 파산하게 된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했고 현재까지도 관리의 취약성에 대한 가장 큰 사례로 남아있다.

홍콩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피닉스(Bitfinex)도 2016년 해킹을 당해 6500만달러(약 72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

국내에서도 빗썸 뿐 아니라 또 다른 거래소인 야피존이 지난 4월 해킹을 당해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비트코인지갑이 유출돼 5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거래소와의 가상계좌 발급 계약 해지는 금융사고로부터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금융사고 발생시 이에 따른 민원 발생 및 이미지 손상 등의 우려로 기존의 가상계좌 발급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거래소들의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상화폐 시장이 계속 성장한다면 시중은행들이 직접적으로 뛰어드는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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