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착순 좌석제는 보통 스타트업 기업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정해진 자리없이 자유롭게 앉고 싶은 자리로 가서 근무하는 방식이다.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수평적인 문화를 위함이 배경인데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새 본점 사무실에서는 직원 개인의 지정 좌석과 개인용컴퓨터(PC)가 없다. 부서장실도 따로 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7월 입주시작 6주 예상, 혼란 최소화 대비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21일부터 신축 본점 입주를 시작한다. 새 본점은 26층짜리 대형 건물로 먼저 서울 종각 그랑서울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이동을 시작하고 이후 명동본점 직원들이 이동한다. 하나은행은 입주 완료까지 6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새롭게 본점에 입주하게 된 직원들은 정해진 좌석 없이 매일 출근한 순서대로 다른 좌석에 앉아야 한다. 한 번 이용한 좌석은 이후 3일간 다시 앉을 수 없다. 만약 3일 안에 같은 좌석에 앉으면 좌석에 비치된 전용 전화와 개인 직원정보가 호환되지 않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좌석에 비치된 전화의 경우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특정부서에 연락을 취해도 혼란없이 바로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탁부와 같이 대고객 부서가 있는 경우 고정 좌석제를 일부 혼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는 각 좌석에 설치된 공용 PC를 이용해야 한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문서·정보를 저장한 뒤 다음날 업무를 볼 때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접속해서 사용하면 된다. 하루 단위로 업무 자료를 저장할 수 있기에 온라인으로 어디서든 근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담당한 회사는 외국계열 가상화 전문업체로 관련 기술을 전 세계 33만개의 조직에 서비스하고 있을 정도로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곳이다.
부서장실도 없애 부서장실 한 곳당 19㎡(약 6평)가량의 사무실 공간을 절약했다. 입주 예정인 부서장은 60여명 가량이다. 30여 개의 임원실 규모도 줄여 기존 임원실 면적은 26㎡(약 8평)에서 16㎡(약 5평)가량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이렇게 아낀 공간으로는 7층에 ‘스마트워크센터’를 둘 계획이다. 스마트워크센터는 원래 사무실이 아닌 곳으로 출근해 각종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활용해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KEB하나은행은 이곳을 지역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향후 효율성을 따져 전국 27개 지역본부로 스마트워크센터를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함 행장은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한 근무 방식을 일반 영업에 도입한 후 이번에 사무 공간 까지 확대했다. 함 행장의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업무능력을 극대화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함 행장은 이전에도 지난 2014년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태블릿브랜치가 지난 4월 업그레이드 되자 직접 현장으로 나가 영업을 하면 홍보했을 정도로 과감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