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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신탁업, 은행·증권 신경전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4-25 16:11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저금리 기조에 신탁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은행은 신탁 판매를 대대적으로 늘리면서 수익 추구에 나섰는데 증권업계는 신탁업에 대한 규제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요 은행 신탁 판매 모두 늘어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1분기 신탁 잔액은 193조5572억원으로 1년 전(162조9516억원)보다 30조6056억원(18.8%) 늘었다. 금융권 전체 신탁 수탁액은 지난해 말 715조5000억원으로 114조3000억원(19%) 증가했다. 은행은 전체 신탁시장의 49.7%를 차지해 355조 8000억의 규모다.

영업점 수가 많아 고객과의 접촉이 쉽고 증권업에 비해 신탁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신탁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신탁은 금융사가 고객 자산을 운용 관리를 통해 금융사는 수수료를 고객은 은행 예적금에 비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신탁 구성엔 회사채와 주식, 펀드 등 투자 상품이 모두 포함된다.

은행들은 2015년을 전후로 신탁 상품 강화에 나섰는데 비이자 수익 강화라는 경영전략에 따른 것이다. 최근 인기있는 상품은 중수익·중위험이라는 목표로 운용되는 주가연계신탁(ELT)이다. 수수료가 최대 1%로 다른 상품보다 2배 가까이 높고 시장 상황이 좋아 조기 상환되면 판매 주기가 6개월 단위로 짧아져 수수료 회전율이 빠르다.

시중 주요 은행들의 올해 1분기 ELT 판매액이 지난해 연간 실적의 절반가까이를 이미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이자 수익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가 3개월 동안 판 ELT 취급액(2조493억원)이 지난해 연간 실적과 비슷하기 때문이리 정도다. 신한은행도 전년 취급액의 70%에 달하는 1조8070억원을 팔았다. 신탁업에 강점을 보이는 국민은행은 ELT 판매를 1분기에만 5조원 이상 팔아치웠다.

ELT 인기가 높아 올 신탁시장은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덩달아 신탁업을 취급하는 금융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KB금융은 올 1분기 신탁수수료만으로 1246억원을 벌었다. 신탁수수료가 1000억원이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4억원)에 비해 56.9% 급증한 수준으로, 전분기(901억원)에 비해서도 38.3% 늘었다. 전체 수수료 수익(520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까지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신탁수수료로 340억을 하나금융도 540억을 벌었다. 신한지주는 378억을 벌어 규모에 비해 신탁업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보이는 중이다.

◇은행 신탁 쏠림 현상의 이면은

다만 은행들의 신탁 상품 판매가 ELT에 쏠린 것은 주의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주식시장 상태가 좋아 수익률도 높지만 예전 주가연계증권 ELS처럼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과도한 자금이 몰렸다가 피해를 본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불만은 운용 실력은 증권사 쪽이 더 좋을 수도 있는데 규제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은행은 국내 금융업계의 총자산 중 61.3%(2,603조원)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8%로 증권사(6.87%), 자산운용사(12.44%)보다 낮다. 돈 버는 능력이 은행이 뒤떨어진다는 결과다. 증권사·자산운용사의 총자산 비중은 9.4%(401조원)이다.

여기에 은행권이 신탁업법 분리를 노리고 있는 점도 불만이다. 현재 신탁업은 자본시장법을 적용받고 있지만, 아예 신탁업법을 따로 만들어 은행권의 신탁 업무를 활성화하자는 것이 은행들의 입장이다. 6월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을 맞이해야 하는 증권업계는 규제 때문에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인식 속에 최근 신탁업에서 은행들이 수익을 크게 거두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의 신경전은 올해 신탁업 규모가 늘어날수록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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