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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공룡 퀄컴, ‘갑질’ 사상 최대 1조 과징금

오아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2-28 19:03

공정위, 원칙대로 제재한 것…통상갈등 예단 지나친 기우

[한국금융신문 오아름 기자] I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IT기업 퀄컴에 사상 최고 수준의 제재 결정을 내리면서 자칫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위는 28일 모뎀칩세트·특허권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퀄컴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테크놀로지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CDMA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 PTE(이하 퀄컴) 등에 과징금 1조300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이번 과징금은 지금까지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가장 규모가 크다.

공정위는 2009년 7월에도 로열티 차별과 리베이트 제공 등을 이유로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 과징금인 2천600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퀄컴 측에 부담이 되기는 시정명령도 과징금 못지 않다.

포괄적 라이선스 제공 방식 개선 등 기존 특허권 계약 방식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만큼 시정명령 범위가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퀄컴 측 입장에서는 그간 칩세트·휴대전화제조사들과 특허권 계약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고 앞으로도 영업방식을 상당 부분 바꿔야 하는 만큼 당장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의 전 세계 칩세트 매출액과 특허 로열티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251억 달러(약 25조 9천억원)다.

이중 한국시장의 매출액 비중은 평균 20% 정도로 규모가 절대 작지 않다.

이번 공정위 제재가 자칫 다음 달 출범을 앞둔 미국 새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도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제재를 내린 바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해 2월 휴대전화에 대한 과도한 로열티 부과 등을 이유로 퀄컴에 벌금 약 1조원을 부과했지만 칩세트 시장 관련 시정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는 2009년 7월 퀄컴이 휴대전화제조사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특허권을 수집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만 내렸다.

퀄컴의 돈 로젠버그 총괄부사장은 이날 “조사 기간 공정위에 사건 기록에 대한 접근권, 증인 반대신문권 등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우리의 요구와 권리는 한미 자유무협협정 아래 미국 기업에 보장된 것이었지만, 공정위는 절차적 보호 조치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자칫 이번 제재가 통상 갈등으로 이어질까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제재 결정은 원칙대로 이뤄진 만큼 문제의 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퀄컴 측의 주장에 대해 조사·심의 과정에서 관련 법령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따라 퀄컴에게 충분한 절차적 권리를 보장했다고 반박했다.

한미FTA에서 허용된 범위 내에서 퀄컴 측에 법 위반 혐의 입증과 관련된 증거자료는 모두 제공했고 제3자 영업비밀에 해당해 제공할 수 없는 자료에 대해서도 증거 취지를 설명하는 등 자료접근권 보장에 최대한 노력했다는 것이다.

또 6개월 이상의 의견제출 기한을 보장하고 전원회의를 7차례나 개최하는 등 전례가 없을 정도로 퀄컴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교차신문권과 관련해서도 퀄컴의 요청을 받아들여 별도의 심의기일을 정했지만 퀄컴 스스로 관련 절차를 포기했다고 밝혀 자칫 통상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를 사전에 차단했다.

아직 한국을 상대로 한 미국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상 갈등 가능성을 예단하는 것은 지나친 기우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이번 제재가 앞으로 불필요한 통상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련 통상 조항을 검토하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신영선 사무처장은 “피심인의 방어권 등 공정한 절차 보장과 함께 이동통신 산업에서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자들이 심의에 참여하는 등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5개월여의 심의기간이 소요됐다”라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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