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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바다 위 발전소’도 짓는다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8 00:00

美 ABS 100MW급 인증 획득
HD현대 육상 ‘힘센엔진ʼ 탑재
선진국 AI데이터센터 등 겨냥

▲ 정기선 HD현대 회장

▲ 정기선 HD현대 회장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미국선급(ABS)으로부터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BMPP)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며 전력 인프라 시장에 진출한다.

조선업과는 별개로 축적해온 육상 발전용 엔진 기술과 해양 설계 역량을 결합해 튀르키예 카르파워십이 오랫동안 선점해온 부유식 발전선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다 위 발전소’ BMPP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ABS로부터 100MW급 BMPP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AIP는 새로운 설계 개념이 선급 규칙과 기술 기준에 비춰 실현 가능한지를 초기 단계에서 검토하는 절차다.

이번 인증 획득을 통해 HD한국조선해양은 부유식 발전설비 기본 개념설계, 전기 단선도, 복원성 검토 등 핵심 설계 기술에 대한 초기 절차를 인정받았다. 이후 상세설계와 후속 인증 절차를 거치면 실제 상용 건조와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BMPP는 바지선 등 해상 부유체에 발전엔진을 탑재해 해상에서 전력을 생산한 뒤 육상으로 공급하는 설비다. 육상 전력망 구축이 어렵거나 단기간에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등이 주요 수요처로 꼽힌다.

이 시장은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 신·증설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육상 발전소는 부지 확보, 인·허가, 환경 규제 등 문턱을 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반면 부유식 발전설비는 전력이 필요한 지역 인근 해상에 배치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빠르고 유연한 공급이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KSI(Knowledge Sourcing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부유식 발전소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9억 달러에서 2030년 약 35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HD현대 ‘힘센 엔진’ 탑재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BMPP에는 HD현대가 보유하고 있던 육상 발전용 중형 힘센(HiMSEN)엔진이 탑재된다.

힘센엔진은 HD현대중공업이 2001년 국내 최초로 독자 기술로 개발한 중형엔진 브랜드다. 선박용 중형엔진(발전용)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점유율 40% 이상으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2024년 1월 기준 누적 생산 대수가 1만5000대를 넘어섰다.

애초 선박 추진·발전용으로 개발됐지만, 이후 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쓰는 이중연료 엔진으로도 라인업이 확장되며 선박용뿐 아니라 육상 발전용으로도 공급 범위를 넓혀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러한 자체 기술력을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중형 힘센엔진과 조선·해양 설계 역량을 결합해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유식 발전선 시장은 튀르키예 카르파워십이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카르파워십은 2010년 이후 36개, 총 6000MW가 넘는 부유식 발전소를 운용하며 이 시장을 사실상 선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파워십은 그간 육상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저개발국을 주고객으로 삼아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경쟁사가 자리를 잡은 저개발국 대신 새로 열리는 선진국형 수요를 선점하는 전략을 세웠다. 전력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보다 AI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속도를 육상 발전소 증설이 따라가지 못하는 데이터센터·산업단지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자체 생산 엔진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BMPP를 최초로 개발한 사례”라고 밝혔다.

수주 목표·상용화 시점?

HD한국조선해양은 상세설계와 후속 인증 절차를 거쳐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 수주 목표나 상용화 시점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 BMPP 기술은 인증을 획득하고 개발을 준비하는 단계다.

특정 지역이나 고객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인증 획득을 발판 삼아 상세설계로 넘어가는 초기 상태다.

사업 모델을 둘러싼 방향성도 여러 갈래로 열려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현재 부유식 발전설비 설계·건조 및 공급을 중심으로 다각적 측면에서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를 건조해 판매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전력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 등 다른 사업모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유연한 전력 생산 및 공급 능력은 AI 시대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며 “부유식 발전설비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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