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 성장과 혁신의 밀레니엄 예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가 지난 1962년 삼성그룹과의 동업관계를 청산하고 독립한 것은 우리 기업사에서 지금도 ‘신의 한 수’로 통한다.
효성물산을 모태로 했던 창업 초기 그는 산업 기여도가 높은 화섬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했고, 1970년 한일나이론을 합병, 국내 최대 화섬업체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1971년에는 국내 민간기업 처음으로 기술연구소를 세워 기술자립을 꾀했다. 이후 효성그룹은 1973년부터 화학섬유 계열의 회사들을 연이어 설립해 ‘섬유일관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폴리에스터 원사를 생산하는 동양폴리에스터, 직물을 생산하는 ㈜토프론, 염색가공을 담당하는 동양염공, 패션의류를 직접 생산하는 원미섬유로 이어지는 이 체제는 시너지를 발휘해 나갔다.
지난 1975년에는 한영공업을 인수, 효성중공업을 설립하면서 중공업분야에도 진출했다. PET병, 카페트, 강선재, 컴퓨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사업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이는 이후 그룹의 발전을 이끄는 성장동력이 됐으며 기술중시 경영의 성과였다.
◇ 기술경영 중시 조석래닫기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을 지휘하며 경영에 참가한 조석래 현 효성그룹회장의 진가는 1980년대 이후 사업 다각화에서 발휘됐다. 그는 국내 최초의 사무용 컴퓨터와 노트북 개발, 스틸코드와 드라이비트, CD기, 산업용 펌프 등 새로운 사업과 제품개발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후 해외로 활동영역을 넓혔으며, 지난 1987년 2월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1990년대에는 섬유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 신소재 제품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특히 스판덱스 독자개발에 나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스판덱스 자력개발에 성공했다. 1989년 조석래 회장 지시로 시작한 스판덱스 독자 개발은 3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 1992년 자체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높은 경영성과를 기록 중인 효성의 수익성을 이끄는 사업으로 발전한 스판덱스는 조 회장의 기술경영의 대표적 성과물이다. 뿐만 아니라 화학 분야에서도 PP 및 프로필렌, 필름, TPA 등의 신규사업 진출이 이뤄졌고 중공업 분야에선 1992년 국내 전기 발전사에 큰 획을 긋는 765kV 초고압 발전기를 개발했다.
외환위기 대재앙에도 효성그룹은 혁신경영으로 돌파해냈다.
1995년부터 경영혁신팀을 구성해 맥킨지컨설팅과 함께 선제적 구조조정을 모색한 데 이어 1997년 12월 혁신경영 선포식을 갖고 경영혁신을 단행했다. 이때 도입된 ‘퍼포먼스 경영’ 시스템은 그룹의 전 조직을 퍼포먼스유니트(PU)로 구성하고 각 PU별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엄격한 피드백을 활성화하는 책임경영체제로 탈바꿈 시켰다.
나아가 1998년에는 주력사인 효성T&C,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효성물산을 합병해 ㈜효성을 탄생시키고 핵심사업이 아닌 계열사들을 매각하는 통큰 결단도 내렸다. 변화와 혁신은 재무구조 개선을 포함한 경영효율화로 이어져 2000년 그룹 재도약에 밑거름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 결과 효성은 타이어코드, 스판덱스, 송배전용 중전기사업 등 3개 핵심사업에서 글로벌 1위를 다투고 있다.
◇ 4차 산업혁명 선도주
‘지천명’을 맞은 효성은 이제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대비하고 있다. 디지털 코드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존 제조기술에 미래기술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기에 본격 착수했다. 혁신적인 제품·소재 개발과 미래 비즈니스 창출에 모범사례 역시 효성의 몫으로 삼을 기세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지난 3일 50주년 기념식에서 이상운 부회장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세계 최고 기술력과 고객중심경영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G2로 변화된 현재의 세계 경제는 과거 일부 국가들이 독점했던 경제적 영향력이 분산, 글로벌 기업들이 효율적인 유통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들간 경쟁은 더 심화되겠지만 이에 대한 변화를 대비해 혁신적인 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