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KEB하나)의 올해 6월말 기준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바젤Ⅲ에 따라 충족해야 할 최저 적립기준을 웃도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내 은행들은 2019년까지 총자본비율은 10.5%, D-SIB(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지주))의 경우 11.5%를 맞춰야 한다. 은행 별로 살펴보면, ‘자본의 질’이 높은 보통주 자본비율도 KB국민·신한·KEB하나은행이 각각 13.92%, 12.09%, 13.40%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12월 도입된 바젤Ⅲ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4.5%), 기본자본(6.0%), 총자본(8.0%)으로 자본 구분을 세분화했다. 여기서 구한 자기자본을 시장위험, 운용위험 등 각종 위험요인을 고려한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BIS 비율을 구할 수 있다.
특히 바젤Ⅲ에서는 자본보전완충자본, D-SIB 추가자본, 경기대응완충자본 규제가 강화됐다. 자본보전완충자본과 D-SIB 추가자본은 올해부터 4년간 단계적으로 각각 2.5%, 1%까지 부과된다. 은행(지주)에 대한 경기대응완충자본의 경우 지난 3월 0%로 결정됐다. 이로써 합산한 은행들의 BIS 규제비율은 최대 14%까지 올라간다.
규제 커트라인에 비해 은행권의 현재 자본비율은 높은 편이나 경계심도 있다. 한 은행 리스크 업무 담당 관계자는 “보통주 자본비율에 여유가 있더라도 경기침체 상황에 대비한 버퍼(buffer)를 고려하면 1~2% 정도 추가 적립이 필요할 수 있다”며 “(BIS 자본비율은) 비율규제이므로 유상증자 등 자본개선이 어려우면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험가중자산에 주목하는 은행권에서는 RoRWA를 높이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RoRWA가 높을수록 리스크를 감안할 때 수익성이 있고, 자본 배분의 효율성도 좋다는 뜻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차감한 뒤 얻는 이익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고위험·저수익성 여신과 미사용한도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RoRWA를 감안해 여신 포트폴리오(PF)를 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바젤Ⅲ 기준 비적격 자본증권의 자본인정 한도가 매년 10%씩 줄어들면서 감소치에 대한 대응도 이뤄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본인정 금액 감소 범위 내에서 코코보드(상각 조건부 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위 2~3개 은행 정도는 BIS비율 규제 수준을 월등하게 앞서는 만큼 문제가 없지만, 이외 은행의 경우 상향기준에 맞게 자본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최근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라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는 은행들의 경기상황과 업종별 리스크 관리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BIS비율 산출방식 변화도 앞으로 변수가 될 수 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올초 국가나 은행마다 서로 다른 BIS 기준 총자본 비율 산정방식을 연말까지 개선하기로 한 바 있다. 은행 별로 위험가중자산을 측정하는 방식이 달라 BIS 비율 비교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내부모형 사용을 금지하고 표준방법을 적용하도록 유도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다만 원안에서 각국 금융당국 의견을 검토해 반영할 수 있는데다, 개편안이 확정되더라도 국내 시스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려 업계는 현재 모니터링하는 단계다.
감독당국은 금융은 신뢰가 가장 중요한 만큼 은행들이 적절한 자본계획을 세워 건전성 규제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본규제에 따른 규제비용 증감은 은행마다 포트폴리오 운용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일률적으로 유·불리를 따지긴 어렵다”며 “대외여건 악화나 수익성 부진 등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에 대비한 적정 수준의 자본확충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