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2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2016년 6월까지 전·월세 가격을 반영한 주거서비스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36%포인트로 집계됐다. 2006~2012년 시기의 기여도인 0.29%포인트보다 0.07%포인트 대폭 상승한 것이다.
이같은 물가상승률 대비 주거비 부담 상승은 2013년 이후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6~2012년 평균 3.1%에서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평균 1.1%로 2.0%포인트 급락했다.
한국은행은 "주거서비스는 전·월세 가격 상승을 반영하여 기여도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최근에는 서비스 부문 중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국내경제 성장세가 완만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등 대외여건의 변화, 기업 구조조정 추진,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등이 향후 성장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GDP갭 및 고용·제조업의 유휴생산능력 지표 변화, 국제유가 동향, 다양한 근원인플레이션 지표의 움직임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계획이다.
또 한국은행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위험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계속 모니터링 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대응도 강조됐다. 은행 가계대출은 집단대출의 큰 폭 증가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웃도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은행 가계대출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불균형이 축적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더욱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결정요인을 수요·공급 측면으로 나눴을 때 2013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분(-2.0%포인트) 중 공급요인(-1.5%포인트) 비중이 수요요인(-0.5%포인트)에 비해 훨씬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공급요인 중 국제유가의 물가에 대한 기여도가 -0.9% 포인트로 가장 컸다.
국내·해외 요인별로 나눠보면 해외요인의 물가상승률 하락기여도가 -1.5%포인트로 농산물 가격 안정, GDP갭률의 마이너스 전환 등 국내요인의 기여도(-0.5%포인트)에 비해 높았다.
한국은행은 점진적으로 물가 안정목표인 2.0%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물가하락을 주도한 물가 결정요인들이 최근 하락세를 멈추거나 상승세로 전환된 점을 감안하면 물가 하방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금년 말로 갈수록 상승세가 확대되다가 2017년 상반기 중에는 물가안정목표(2.0%)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