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금융사와 2015년 사업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을 제외한 380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이 33개사 8.7%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1보다 작을 경우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배율이 통상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보고 3년 연속 1 미만을 기록하면 좀비기업으로 간주한다. 영업손실을 내게 되면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로 나타난다.
33개 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에 그쳤고, 10개 기업은 최근 2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 이들 기업들은 이자비용 감소에도 영업손실폭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배율이 악화되고 있어 재무 개선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33개 ‘좀비기업’의 2015년 영업손실은 총 5조1146억원에 달했다. 한 개 기업 당 평균 15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셈이다.
이들 33개 기업은 전년에 비해 이자비용이 줄었음에도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배율은 오히려 악화됐다. 이들 기업의 2015년 이자비용은 2조9034억원으로 전년의 3조841억원보다 1807억원(5.9%) 감소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14년 3조8027억원에서 1조3119억 원(34.4%) 늘었다.
33개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건자재 관련 기업이 9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화학과 조선·기계·설비 업종 기업이 각각 6개사로 뒤를 이었다.
운송업체 중에서는 3곳이, IT전기전자와 철강업체 중에서는 2곳이 리스트에 올랐다. 종합상사와 생활용품, 식음료, 에너지, 자동차·부품 업체도 각각 1개 기업이 좀비기업 상태였다.
이중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3개사였으며, 10개사도 부분자본잠식 상태였다. 다만 자본잠식여부는 지난해 연말 기준이며, 현대상선과 동부제철 등 일부 기업은 올해 들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거나, 벗어날 예정이다.
최근 2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에 못 미쳐 좀비기업이 될 위험에 처한 곳은 10개사였다. 반면 11개 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미만을 기록했지만 작년에 한계기업상태를 벗어났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