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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은행들 예금 금리 인하 배경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2-29 11:21 최종수정 : 2016-02-29 15:47

갈수록 하락하는 시장 금리 선제적으로 반영
저신용자들 대출금리 부담 늘려 수익 개선 노력도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경기 부진 등으로 한국은행이 3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출 금리는 고객 신용도에 따라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내림세지만, 일부 은행은 저(低)신용 차입자에게 리스크 프리미엄(가산금리)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이들 시중은행들은 여·수신 금리 재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투자처 못 찾은 돈 요구불예금 1년새 30조원대 유입

시중은행들의 부동자금인 요구불 예금 잔액은 30조원 이상 늘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150조원대 자금이 제대로 된 이자도 받지 못한 채 은행을 떠돌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요구불 예금이 전년(122조8154억원) 보다 32조6032억원 늘어난 155조4,186억원을 기록했다. 요구불 예금은 상품과 은행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0.1% 내외의 기본 금리만 제공해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요구불 예금 증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3월 14일 개시되는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의 경우 금융소득종합 과세자나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이들은 가입할 수 없어 시중 유동 자금을 흡수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 외에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계속해서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12월에도 요구불예금이 한 달 전에 비해 3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또한 향후 부동자금 증가를 점치게 하는 이유다.

◇은행권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 금리 잇따라 인하

시중은행들은 이 같은 자금 흐름이 계속되는 점을 활용해 수신상품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 24일 KEB하나은행이 정기예적금의 금리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인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 금리(이하 모두 1년 만기 기준)가 1.35%에서 1.30%로 0.05%p 낮아졌다. 행복투게더 정기예금 금리도 1.4%에서 1.3%로 0.1%p 떨어졌다.

KB국민은행도 오늘(29일)부터 예·적금 등 대부분의 수신금리를 0.1%p씩 인하했다. '국민수퍼정기예금' 3년 만기상품은 연 1.50%에서 연 1.40%p로, 'KB말하는 적금' 3년 상품도 연 2.0%포인트에서 연 1.9%p로 내렸다. 한국SC은행 역시 오는 2일부터 자유입출금식 예금인 '두드림 통장'의 최고 금리를 현행 0.90%에서 0.60%로 떨어뜨릴 예정이며 '두드림2U통장' 또한 최고 금리가 1.15%로 0.30%p 줄게 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이다. 분수령은 3월 10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보고 수신금리 인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때 예·적금 금리를 한차례 내렸으며, 이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이 은행 주력 정기예금인 '큰만족실세예금' 금리는 지난해 6월 1.55%에서 1.30%로 0.25%p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우리은행도 3월 금통위 결과에 따라 인하폭을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이 은행의 우리웰리치주거래예금 금리는 1.8%,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내놓은 ISA우대정기예금 금리는 2.1%다.

증권가에서는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높다. 1월 수출이 18.5% 급감하는 등 경기 적신호가 감지돼서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점차 완화되고 유럽, 일본, 중국이 추가 통화완화에 나서면서 한국은행도 3월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금리 흐름 내림세지만 저신용자들은 금리부담 늘어

이처럼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지난 1월까지 이어졌던 대출금리 상승세도 멈췄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용등급 1~2등급 기준)는 최근 한 달 동안 최대 0.15%p가량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쓰이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1.65%로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에 내려갔다.

담보 없이 취급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좋지 않은 개인과 기업에 대해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 때 금융채, 코픽스 등 다양한 금리를 적용해 기준금리를 산출한 뒤 재무상태가 취약한 개인이나 기업에 더 높은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금리를 정한다.

KB국민은행이 1월 신용등급 7~8등급에 적용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연 8.01%였다. 기준금리 1.74%에 가산금리가 6.27%였다. 이달에는 기준금리가 1.65%로 낮아졌지만 가산금리가 7.15%로 0.88%포인트 올라 대출금리가 연 8.8%로 높아졌다. 신한은행 역시 신용등급 7~8등급 일반 신용대출 기준금리가 1월 1.75%에서 2월 1.69%로 낮아졌지만, 5.42%였던 가산금리가 5.61%로 높아져 최종 금리는 연 7.17%에서 연 7.30%로 올랐다. 지난해 말 이후 아파트 분양 시장이 위축되자 은행들이 일부 사업장에 대해 계약자와 사전에 약속했던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를 올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 각 은행이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에게 가산금리를 높이는 형태로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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