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국내은행 외화차입·유동성 상황 양호”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등에도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여건과 외화유동성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금융감독원은 15일 양현근 부원장보 주재로 5개 주요 국내 은행 자금담당 부행장 및 시장전문가들과 긴급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한 결과, 최근 일련의 시장 불안요인에 불구하고 외화자금사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가운데, 현재 은행들의 외화유동성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외화유동성비율은 올해 1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3개월 외화유동성비율(잠정)은 108.1%로 지도기준(85%)을 크게 상회했다.

양현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최근 국내 은행들을 대상으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모든 국내은행은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상황을 3개월 이상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1분기 중 만기도래 외화차입금 중 상당액을 미리 조달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 한 차입여건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월 기준 외화차입금 차환율은 단기와 중장기가 각각 161.4%, 92.4%를 기록, 전월보다 각각 67.6%p와 3.5%p가 상승했다. 신규 외화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외화차입금 평균 가산 금리는 1월 기준 기간 단기 2.7bp, 중장기 47bp를 기록했다. 역시 안정적 수준이라고 금융감독원은 전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유럽계 은행이 주가 급락과 실적 악화 등으로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됐지만, 이들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져(대출, 유가증권, 지급보증의 합계) 규모가 크지 않고 건전성도 양호해 외환 건전성에 큰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유럽계 은행에 대한 익스포져(건당 1000만 달러 이상)는 총 74억 달러로 전체 대외 익스포져의 5.5% 수준이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국내은행에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충분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지도했다"며 "앞으로 대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유사시에는 외환부문 비상계획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