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실적 평가 증권사따라 크게 엇갈려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KT 실적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별로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KT의 향후 성장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의견과 실적에 비해 시장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견이 맞서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는 1일 KT의 성장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3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T의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9.3% 상승했으나 전 분기 대비 22.2% 하락했다"며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매출액(ARPU)은 예상대로 성장률이 낮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무선 통신 가입자는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유선 통신 가입자의 감소세도 지속됐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4분기 4500억원 이상의 영업외손실로 순이익은 적자(-971억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성준원 연구원은 "2016년 ARPU 성장률은 LTE 가입자 성장 및 ARPU 성장 둔화를 예상해 회사의 가이던스인 2%로 낮췄다"면서 "이로 인해 실적 추정치도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주요통신사업자와 비교할 때 낮은 매출 성장률,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보일 뿐만 아니라 배당 매력도 낮다"고 진단했다.

반면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KT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증권은 KT가 올해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으로 이익의 안정세가 공고해졌다며 종전대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8500원을 유지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KT는 지난해 4분기 무선 가입자 ARPU가 전 분기보다 0.8% 증가했다”면서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를 20% 이상 웃돌았다"고 말했다.

최관순 연구원은 또 "KT는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이 줄어드는 등 재무구조 안정화가 빠르게 진행돼 펀더멘털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유선전화의 매출 감소는 줄고, 우량고객 확보에 따른 무선 ARPU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KT 주가가 실적 개선 대비 저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매수'로 투자의견을 정하고 목표주가 3만8000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4분기 영업이익은 추정치인 1900원을 큰 폭으로 상회한 2672억원”이라며 "기가 인터넷이 확산으로 유선사업부문 실적이 개선됐고, BC카드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이 좋아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섭 연구원은 "KT의 4분기 이동통신망사업자(MNO) 가입자는 1527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6만명 증가했고, 향후 증가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KT의 실적은 좋으나 주가는 부진하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진단이다. 그는 "제4이동통신에 대한 우려감과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가입자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주가의 상승을 막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제4이동통신이 무산되는 등 우려요인이 해소된 만큼 주가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