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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세계인구 60%가 디지털 경제서 배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1-14 15:29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세계은행이 새로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휴대전화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개발 도상국 곳곳에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지만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공공 서비스 개선에 끼치는 영향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 세계 인구 가운데 60%가 나날이 확장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에서 배제되고 있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의 디팍 미슈라(Deepak Mishra)와 우베 다이히만(Uwe Deichmann) 등의 필진이 내놓은 <2016년 세계개발보고서 ? 디지털 배당(World Development Report 2016: Digital Dividends)>은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보급에 따른 혜택이 부유하고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어 새로운 기술의 활용이 유리한 계층에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이후로 인터넷 사용자의 숫자가 세 배 넘게 늘어났지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40억 명에 달한다.

김용 세계은행 그룹 총재는 “디지털 기술로 기업 경영, 업무, 정부 행정에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기회 상실의 비용이 엄청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 사람도 배제됨 없이 모든 이를 디지털 기술로 연결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디지털 편익을 사회 각계각층이 골고루 나눠가지도록 하려면 정부 역시 기업 풍토를 개선하고 국민 교육과 보건 의료에 투자하며 올바른 국가 관리 체계(good governance)를 정립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보급에 편승한 개인의 성공담은 많은 반면에 디지털 기술이 전 세계 생산성 향상,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기회 확대, 책임 정치의 전파에 끼친 효과는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기술의 보급 속도는 빠르지만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서비스 개선 등의 ‘디지털 배당(digital dividend)’은 미진하다는 얘기다.

세계은행의 카우시크 바수(Kausik Basu)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지털 혁명은 정보 흐름을 원활히 하고 새 기회를 활용할 역량이 되는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등 전 세계를 몰라보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 인구 가운데 40%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그 놀라운 변화상을 대변한다"면서 "하지만 그로 말미암아 새로운 최하위 계층이 생겨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세계 인구 20%가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이 확산된다고 해서 전 세계적인 지식 양극화가 종식될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물론 디지털 기술로 포용, 효율, 혁신 등이 촉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아프리카에서는 성인 가운데 40% 이상이 휴대전화로 공과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전자 상거래 플랫폼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12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인이 800만 명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약 30%가 여성이다. 인도는 5년 만에 10억 명에 이르는 국민에게 디지털 신분증을 발급했으며, 공공 서비스 부문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부패를 줄일 수 있었다. 공중 보건 서비스 분야에서도 HIV 보균자들의 휴대 전화로 치료제 투약을 알리는 짤막한 문자를 보내어 효과를 거두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개발 목표를 달성하려면 크게 두 가지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우선 싼 가격에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인터넷을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보급함으로써 디지털 격차를 없애야 한다. 또한 디지털 투자를 오프라인에서 아날로그적 장치로 보완하는 노력, 즉, 기업 간의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는 법규를 강화하고 근로자들이 새로운 경제의 요구 사항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을 시행하며 공공기관의 책임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한 디지털 개발 전략은 정보 통신 기술(ICT) 전략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시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정부는 기술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경쟁과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법규를 제정하며 근로자들이 디지털 경제를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량을 길러주어야 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공공기관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디지털 기술은 개발의 속도를 올릴 수 있다.

보고서는 기초 인프라에 대한 투자, 사업 비용 절감, 무역 장벽 완화, 신생 기업의 시장 진입 지원, 경쟁 규제 기관의 권한 강화, 디지털 플랫폼 간의 경쟁 촉진을 기업 생산성과 혁신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제시한다. 또한 아동들의 기초 문해율을 길러주는 것도 변함없이 중요한 목표이지만 인지적 기량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끌어올려주는 고급 과정 교육과 최첨단 정보 통신 기술 시스템에 대한 기본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인터넷 확산 시대의 주요 과제라고 지적한다. 아동들에게 기술적 기량(technical skills)을 가르치고 기술을 접하게 한다면 정보 통신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직업 선택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기술로 경제, 사회, 공공기관이 반드시 탈바꿈하거나 변화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 보완 장치에 두루 투자하는 나라만이 두둑한 디지털 배당을 챙길 수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나라는 더더욱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허술한 기반 위에 마련된 기술은 경제 성패를 극과 극으로 가를 수 있으며 불평등을 심화하고 국가의 강제 개입을 조장한다고 강조한다.

참고로 세계은행그룹이 지난 10년 동안 정보 통신 기술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126억 달러에 달한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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