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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넷 전문은행 첩첩난관 뚫을까?

김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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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4-20 00:06

금융위 적극 추진에도 민감이슈 안개 속
금융-ICT 융합 현실적 사업모델 세워야

당국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추진에 속도를 높이면 세 번째 도전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반면 산적한 과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1월 각계 전문가들로 TF 구성 후 금융연구원과 16일 은행회관에서 경과보고와 의견수렴을 겸한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약 두 달 후인 6월 중 정부안이 발표된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은산분리 등 규제완화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세미나 축사에서 “지난 10년간 두 차례의 본격적인 논의가 있었지만 안타깝게 무산됐다”며 “이번이 마지막 시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포통장 등 비대면 실명확인 시 있을 수 있는 부작용과 은산분리 완화로 인한 재벌의 사금고화 등 규제완화에 따른 우려가 여전하고 정부안의 국회통과 여부도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며 모회사의 특징 등을 살린 특화 서비스로 기존 은행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가능해지더라도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의 사업모델을 어떻게 수립할 지에 대한 과제가 남는 것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각계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세미나 사전 참가신청만 650여명에 달했고 약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엔 400명 정도가 몰려 앉을 자리가 없는 일부 참가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영업점 없이 업무의 대부분은 인터넷과 ATM 등 전자매체를 통해 운영하며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뱅킹과는 법적인 실체에 있어서 구별된다.

◇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왜?

오프라인 점포가 없기 때문에 비용절감에 따른 금리 및 수수료 등 소비자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고 기존 은행의 경우 해외진출에 유리한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은행권 수익이 낮은데 진입 확대에 따른 경쟁 과열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며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설립 초기 수익모델이 취약하면 수익성 저하로 부실화 우려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조영서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금융시장과 고객 행태 변화로 국내 금융·은행업의 혁신이 요구된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이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 주장했다. “고객중심적 사고를 통해 제로베이스에서 혁신적인 은행사업 모델을 설계하자”는 것이다.

그는 본격적인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서 기존 은행들이 과거와 같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고객들의 지점 방문 횟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과 ICT 융복합 확대로 금융산업 경쟁 대상이 비금융권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이 과연 시급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방현철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비롯한 핀테크가 성장하기 위해선 기존 은행이 제공하지 못하는 틈새가 있어야 하는데 국내는 그 틈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은행 계좌를 갖고 있고 신용카드 이용 빈도도 높으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해 기업 대출도 활발한 만큼 핀테크 업체가 뚫고 들어갈 틈이 매우 좁다는 것이다. 방 위원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줘야 할 정도로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이 시급한 것이냐”며 “저축은행법 등을 이용해 은행법 체계를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 규제완화 등 해결 과제 산더미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기 위해선 풀어야할 규제도 많은데다 대부분 민감한 이슈라 의견 대립도 첨예하다. 서병호 위원은 △실명확인 △적용 법령 △최저자본금 등 진입장벽 △업무범위 △건전성 감독 등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한 TF의 논의사항을 발표했다.

비대면 실명확인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인터넷 전문은행 영업을 위해선 해결이 돼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선 금융실명법에 따라 1:1 대면확인이 원칙이었으나 최근 시행령 개정으로 실명확인 업무 위탁이 허용됐다. 보험사와 카드사의 경우 예금과 펀드를 제외하고 핸드폰 인증이나 공인인증서를 통한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하다.

서 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TF에선 대포통장 우려가 있는 만큼 비대면 실명확인을 불허하자는 의견과 조건부 혹은 전면 허용 의견이 나왔다.

서 위원은 “국제적으로 실명확인 규제는 자금세탁, 테러자금방지 등으로 강화되는 추세인 반면 우리나라는 애초에 규제가 강했기 때문에 반대로 완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적용 법령도 이슈다. 서 의원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경우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특혜 시비가 있으며 현행 은행법을 유지하는 경우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ICT 기업 등의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 특별법을 제정한 사례가 없다.

반면 은행법을 추진할 경우 은산분리 논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이 지연되거나 불발될 소지가 있다고 서 위원은 지적했다. 은행업 인가 요건도 쟁점사항이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 설립을 위한 최저자본금은 시중은행은 1000억원, 지방은행은 250억원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신뢰를 위해 일반 은행과 같은 수준의 자본금 요건을 충족해야한다는 의견과 대기업 참여가 없는 상황에서 자본금 수준이 높으면 참여할 회사가 없다는 의견이 각을 세우고 있다.

은산분리 완화 여부는 최대 논쟁거리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조정래 변호사는 “현행 은행법상 ICT 기업을 비롯한 비금융주력자는 의결권 행사 지분을 4%밖에 취득할 수 없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유인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산업자본의 은행 설립이 허용될 경우 모기업 부실에 따른 리스크 전이, 대주주의 사금고화 우려 등은 여전히 문제”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오프라인 지점 설치와 취급업무 범위 제한 등도 논의사항이다. 서 위원은 “해외 인터넷 전문은행 중 모든 은행 업무를 취급하는 곳은 없으며 기업금융을 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며 “대체로 개인금융에 특화됐으며 미국은 자산관리, 일본은 지급결제, 유럽은 방카슈랑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 금융사와 ICT 기업 적극 제휴해야

조영서 파트너는 “한국의 발전된 인프라와 고객들의 높은 IT 이해도와 수용도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조 위원은 “은행이 ICT와 적극 제휴해 은행 사업 모델의 혁신을 추구해야 하고 ICT기업도 국내 금융소비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성장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선 은산분리 완화 외에도 개인정보 이용제한 규정을 비롯해 보험업의 방카슈랑스 25% 규정, 신용카드업 점포 수 제한 등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용준 SK C&C 부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IT업체들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생태계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로운 핀테크 기술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되기에 기존 은행 시스템은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애플페이와 같은 지급결제 서비스를 통한 수익은 실제 돈이 되지 않지만 이를 통한 고객들의 정보를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빅데이터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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