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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금융권 大토론회’가 남긴 것

김미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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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2-04 22:11 최종수정 : 2015-02-04 22:28

금융업권 망라한 ‘소통의 장’ 첫술 떴다
보수적인 보험업계 “스스로를 공격해야”
지속적인 소통의 장 마련 통한 진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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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금융권 大토론회’가 남긴 것
지난 3일 예금보험공사 강당에서 은행·카드·증권·보험·캐피탈 등 전 금융권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금융의 미래를 논하는 ‘2015 범금융 대토론회’가 열렸다.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는 업권을 망라해 최고경영자들이 총 출동한 이례적인 자리였다. 첫 자리였던 만큼 주제가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핀테크 등 일정 부분에 치우치거나 참석자 모두 제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이른바 난상토론의 자리는 아니었지만, 전 업권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개혁의 첫발을 뗐다는 지적들도 나온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각 업권별로 산적해 있는 문제나 민감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도 되지 않은데다, 은행·증권 등 핀테크, 기술금융 중심에 있는 업권에 비해 보험은 거의 곁다리에 지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대토론회가 남긴 과제는 무엇일까 짚어봤다.<편집자주>

토론회 첫 순서인 ‘금융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제로 한 발표는 핀테크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후 논의 내용도 자연스레 기술금융과 핀테크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올해 금융혁신 방안으로 ‘핀테크’ 사업을 적극적으로 주창함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 같은 핀테크 열풍에서 한걸음 물러서 있었다. 금융산업 가운데 핀테크와의 연관성이 가장 미비하고 정부가 내놓은 안도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큰 효용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사실상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토론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보험사 CEO들 역시 핀테크와 관련해서 보험은 영향이 적은 만큼 사실상 별 할 말이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 한 CEO가 말한 “안주하고 있는 사이 뒤쳐졌다”는 말은 보험업계 역시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 가장 보수적인 보험업계…“스스로를 공격하라”

최근 보험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이를 타개할 돌파구는 없다고 말한다. 업계를 둘러싼 환경적인 문제도 분명 있지만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지 않고 안주하려는 보수적인 성향에 대한 자기반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

보험업계는 핀테크와 보험의 접목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지만, 학계 등에서는 준비하지 않으면 공격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보조적인 서비스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 생성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이날 1부 첫 순서에서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이란 주제발표를 맡은 리처드 돕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장은 “핀테크와 관련해 디지털의 도입은 원가구조와 영업속도의 변화를 가져오고, 새로이 유입되는 인구들은 과거 금융권 주력 소비층보다 디지털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다”며 “도전이 금융 신생기업만의 몫이 아니며 기술이 금융을 바꾸는 현재가 기회로, 스스로를 공격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공격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정 업권이 아닌 국내 금융사 전체에게 던지는 화두였다.

국내 보험업계 내에서도 역시 보험이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금융전략실 황인창 연구위원은 “해외에서도 핀테크에 주도적인 보험사가 아직까지 뚜렷히 나타나지 않아 보험사나 당국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핀테크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모바일이나 다이렉트 등 기존의 기술금융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업모형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 창출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금융권회사들의 경우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어 오히려 시장선점을 빼앗길 수 있다”며, “업계가 손을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에 대한 선제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현재의 인식이 매우 위험함을 강조했다.

◇ ‘규제 완화’에 한목소리

물론 새로운 시도를 위해서는 ‘규제산업’이라고 불리는 보험산업에 있어 획기적인 규제타파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있어 당국이 여러 제한을 두면 시작부터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창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실현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고 대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해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규제가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 중지가 모여졌다.

이날 농혐금융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규제완화에 대해 ‘절절포(절대로 절대로 포기해선 안된다)’라는 말을 쓰며 과도한 감독관행 개선과 규제완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임 회장은 “금융당국이 노력하지 않아도 금융사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건전성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명문화 돼있지 않은 규제나 구두 지도 등에 대해서도 이를 최소화하고 명문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토론에 앞서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완화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보험료 자유화가 이루어진지 한참인데, 당국이 모든 것을 규제하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이루어져야할 보험료 조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당국의 규제문제를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강호 보험연구원장은 “새로운 IT 기술을 활용과 관련해 글로벌 보험회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국내는 지금같이 가격 규제가 있는 상황에서 고객정보의 수집이나 이를 가격책정에 어느 정도 반영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보험분야의 핀테크 관심도를 떨어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사의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가격 규제 완화와 개인정보 수집 환경을 만들어 주고 보험사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 “지속적인 소통의 장 필요”

그러나 핀테크 관련이나 고령화를 제외한 보험업계의 가장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못했다. 여러 업권이 모인만큼 각 업권별 미시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겠지만, 양 협회장들 역시 평이한 내용들에 대한 지적만 언급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규제타파 목소리에 앞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시작하는 정책들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한화증권 주진형 대표는 “기초가 안되는 상태에서 규제 풀자, 핀테크 하자고 해봤자 어디선가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범금융권’, ‘사상 최초’, ‘대토론회’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었지만 실질적으로 얻어낸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되새김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해당 업계 뿐 아니라 범 금융이 모여 이러한 소통의 장이 마련된 것에 대해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업계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이제 첫 걸음을 뗀 것으로 앞으로 이런기회가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큰 목소리를 내지는 못했지만 사회보장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보험이 한국 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거나 당국의 잘못이라고 변명하며 손놓지 않고, 쓴소리는 제대로 해 업권 전체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을 업계 스스로가 뿌려야 할 때다.

▲ 지난 3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강당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2015 범금융 대토론회가 열렸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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