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증시가 대폭락했다. 지난 9일 그리스 종합지수는 하루 만에 12.7% 폭락했다. 1980년대 이후 하락폭은 가장 크다. 유로존 종합지수도 지수는 2.6% 급락하고, 국채시장에서도 그리스 3년물 국채금리(8.196%)가 10년물(8.066%) 추월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증시급락의 원인은 정치적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 2015년 2월 예정인 대통령 선거를 12월 17 일로 2개월 앞당겨 시행하고, 정부채무의 50% 탕감 등 기존구제금융 질서를 전면부인하는 야당이 내각을 집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구제금융실패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유럽재정위기 패닉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과거에 비해 시장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구자원 연구원은 “프라이빗 채권자가 줄어 채무재조정의 협상이 유리하고, 그리스의 이자비용을 제외한 재정수지도 GDP 대비 2013년 8.7% 적자에서 2014년 1.6% 흑자가 예상되는 등 재정상황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라며 “지난 2012년 ‘Grexit’(그리스 유로존 탈퇴)과 같은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단 예측이 쉽지 않은 선거의 특성상 결과가 드러나는 12월 말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의 실패가 EU와 ECB의 리더십에 결정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리스 문제는 유럽전역의 금융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선거는 예측이 어렵고 돌발적인 사안이 발생할 수 있어 14일 일본 총선, 17일 그리스 대통령선거 등을 감안해 연말까지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