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열린 국고 3년, 30년물에 대한 입찰에서 단기물과 초장기물의 희비가 엇갈렸다. 3년물은 입찰금액 1.7조원이 모두 낙찰된 반면, 30년물은 6960억원이 낙찰됐다. 30년물 입찰금액은 7000억인 것을 감안하면 가까스로 입찰금액을 소화한 것이다.
이번 30년물 낙찰부진 원인이 급락하는 시장금리에 대한 부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는 10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날 30년물 입찰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의 초장기 금리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엇박자현상을 보이는 미국과 한국의 30년 국채 금리 추이도 부담이다. 지난 9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며 한국 30년물 금리는 미국30년물 금리보다 낮아졌다. 한국금리가 미국금리보다 낮지만 투자자들 신용등급의 경우 AA-인 한국정부보다 AAA로 미국정부가 훨씬 높다. 한국 국채금리가 미국 국채금리보다 낮아진 이상현상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30년물 입찰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트레이드증권 권규백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준금리의 하단은 2.0%다”라며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25bp인하를 이미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상승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건 듀레이션이 작은 단기금리보다는 장기금리이고, 이에 초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가 낮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오는 15일 금통위를 앞두고 있어 지금 당장 한국 국채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라며 “하지만 초장기물에 대한 입찰부진은 리스크대비 낮은 수익에 대해 투자자들이 거부감을 표현한 것이며,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태도는 향후 채권수요에 부정적일 수 있어 4분기 시장금리 상승의 신호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