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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희망’ 없이 내몰리는 보험사들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7-09 21:19 최종수정 : 2015-03-25 22:48

[기자수첩] ‘희망’ 없이 내몰리는 보험사들
최근에는 보험사 누구를 만나든 “좋은 소식이 없다”라는 한숨 섞인 목소리를 먼저 듣게 된다. 어제까지 옆자리에 있던 누군가가 곧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장기화로 금리역마진이 심화되면서 보험업계가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데,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사뿐 아니라 독보적으로 자리매김했던 대형사들조차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말이 좋아 ‘희망퇴직’이지 ‘강요’에 의한 퇴직이나 연고 없는 곳으로의 발령, 심지어 ‘찍퇴(찍어서 퇴직)’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어 업계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뒤숭숭하다.

생보업계 빅3인 삼성, 한화, 교보만 합쳐도 총 1700여명이 감원, 이직되거나 희망퇴직에 따른 인력조정이 이루어졌다. 빠져나간 자리를 메꾸느라 인사이동이 대거 이루어져 익숙했던 얼굴들이 사라진 것도 분위기에 한몫했다.

보험업계는 지금 ‘희망’ 없는 ‘희망퇴직’에 내몰리고 있다. 가장 최근 희망퇴직을 단행한 우리아비바생명은 일명 ‘찍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희망퇴직을 받는 과정에서 별도의 영업팀을 만들어 부산에 있는 직원을 서울로, 서울에 있는 직원은 부산으로 총 84명의 인사발령을 냈다. ‘연고 없는 곳으로 가고 싶지 않으면 나가라’라는 말이 축약된 인사였다.

이 가운데 70%는 사직서를 냈다. 우리아비바생명 사측이 당초 원했던 만큼인 전체 직원의 30% 이상의 희망퇴직서를 받아낸 것이다. 노조측은 강제 퇴직 여부를 확인한 뒤 대응에 나설 방침이지만 퇴직처리가 완료되기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보험사들은 업계 전체가 어려운 만큼 진통을 겪어내서라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졸라매기를 단행한다지만 이후 전망을 밝게 보는 이는 많지 않다.

현재 업계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저금리·저성장’ 기조라는 것이 단기간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외려 이러한 칼바람이 역마진 위협을 크게 겪고 있는 생보사들 뿐 아니라 곧 손보사에게도 불어 닥칠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해 보인다.

희망 없이 내몰리는 것은 단순히 구조조정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신계약 실적은 낮아지고 설계사 리쿠르팅도 전과 같지 않다. 통계를 통한 위험률이 담보되지 않은 정책성 상품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향후 인구고령화에 따른 장수리스크의 부담은 제대로 예측도 못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업계의 자기자본이 4조원 넘게 증발했다고 하는데, 보험사 자본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본다”며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만 해도 연구기관들은 금리상승 조짐이 보인다며 올해 보험산업 전망을 다소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가 지난 후 연구기관들은 보험산업의 전망을 낮추는 내용의 수정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규제완화로 숨구멍이 트일 것인가 기대했던 보험사들은 가장 바랬던 ‘가격자율화’ 내용이 쏙 빠져있어 헛바람만 들이킨 격이다. 수익률 감소, 역마진 위험, 경영적자…. 미래를 보장해야할 보험사들의 미래가 암울한 상황에 놓여있다. 갑작스런 사고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야 할 보험사들이 부디 자신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희망’의 끈을 찾길 기대해본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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