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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 정말 내실화가 목적?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6-18 22:05

농협손보와 업무중첩…“자리 만들기, 비효율적” 비판
별도 손해평가사제 도입으로 손해사정사와 마찰 우려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 정말 내실화가 목적?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어업재해보험법’을 개정, 농업재해보험에 대한 별도의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농어업재해보험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공공성을 강화하고 성장규모에 맞는 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취지인데, 농협손보와의 업무중첩 등 비효율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 농식품부, 전담기관 지정해 “재해보험 내실화”

지난달 2일 개정된 ‘농어업재해보험법’은 농업재해보험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사업의 관리·감독, 상품연구·보급, 재해관련 통계의 축적·관리, 손해평가인력 육성, 손해평가기법 개발 등의 업무를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농식품부 산하에 있는 ‘농업정책자금관리단(농자단)’을 재편해 전담기관으로 지정하고 관련 업무를 이관, 보험사업 관리 조직을 보강할 방침이다.

농자단은 보험사업 관리 의미를 반영하기 위해 명칭을 ‘한국농업금융보험원(가칭)’으로 변경하고, 관련 조직 정비와 함께 보험사업 기획, 상품연구 및 손해평가 등 전문 인력을 6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농업재해보험이 풍수해보험 뿐 아니라, 농기계, 가축, 농업인 안전보험 등으로 범위와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 반해 보험적용 대상품목이 아직 제한돼 있고, 손해평가 전문인력 부족으로 인해 손해평가의 지연 및 전문성 부족 등의 문제가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재해보험팀 관계자는 “농업재해보험은 정부에서 보험료 및 사업비 등의 운영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재해보험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에 대한 관리강화의 필요성도 커졌다”며, “정책자금이 제대로 집행되고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관리를 강화한다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농자단에서 수행할 것으로 알려진 제반업무들이 모두 농협손보에서 이미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업무라는 점이다.

이에 법안 개정 전 농협손보의 주된 사업인 농업재해보험의 사업축소가 우려되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는데, 실상 법안 개정과 관련해 농협손보의 농업재해보험에 대한 업무위탁과 수행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업재해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농자단에 위탁해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으로, 농협손보의 업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농협손보와 같은 역할…비효율성 지적

그러나 이를 두고 농협손보와 같은 일을 하는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법안 개정 전 (농자단이) 농협손보에서 수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져 농협손보의 주된 사업이 그대로 이관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는데, 현재의 전반적인 상황을 봐서는 같은 일을 하는 조직을 그냥 하나 더 만드는 격”이라며, “업무가 중첩되는 이중적인 구조로 효율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현재 농협손보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40여명 정도인데 반해 이를 관리할 농자단 조직은 60명 정도로 더 많다는 점도 비정상적인 구조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자리만들기’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업재해보험은 그동안 사무관 한명이 담당해 왔다”며, “본래 규정상 1년에 2번 정도 사업이 정상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감독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실제 감독업무를 시행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농자단이) 차별화된 업무를 하는 것도 아니고,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조직규모도 커 일견 자리만들기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법안을 발의한 정치권 내에서도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구체적 예산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다 기획재정부에서 인력충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 안에 사업시행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향후 의견조율이나 업무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져야하는데, 정부입장에서는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농협손보의 의견이 어느 정도 수용될 것인지는 미지수”라며, “입장이 다르다보니 사실상 업무효율성 보다는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 손해평가사제도 도입, 손해사정사와 대립 가능성

더욱이 별도의 전문 손해평가사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보험업법상의 기존 손해사정사들과의 갈등도 예고되고 있다. 보다 공정하고 신속한 피해조사를 위해 전문 손해평가사 자격제도를 도입, 2020년 이후에는 상시 대기인원을 연 2000여명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인데, 밥그릇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손해사정사들로서는 불만이 일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작물은 일정 시기에 거대한 사고가 터졌을 경우 대규모 손해사정 인력이 필요한데, 손해사정사가 이를 다 커버하기에는 비용적인 문제도 있고 공간,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손해사정사는 모든 보험사고에 대해 평가하지만, 손해평가사는 농작물만 대상으로해 법적으로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 손해평가사는 현행 손해사정사와 농업인 손해평가인(농협손보 위촉)의 중간수준 자격으로 2016년부터 매년 1∼2회 선발, 2020년 이후에는 연 2000여명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농협손보가 위촉한 농업인 손해평가인 가운데 실제 가동인력은 4000명 수준이며, 올해 농협손보와 계약을 맺은 손사법인 소속 손해사정사는 400명 정도다.

손해사정사회 백주민 사무총장은 “당초 손해평가사를 중심으로 농업재해보험의 평가체계를 운영하겠다는 규정은 법안에서 배제됐지만, 손해평가사 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은 이미 통과됐기 때문에 손해사정사와 차별화 내지 업무범위가 충돌하지 않도록 조율을 해야 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관련부처와 면담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해평가사 업무는 농업재해보험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이 업무를 벗어나거나 확대 시행할 경우 보험업법상 위법이기 때문에 업무범위를 철저히 제한하는 한편, 이에 대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개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사회는 손해사정사의 위상강화를 위해 별도의 자격업무 규정인 ‘손해사정사법’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국가공인인증을 부각시키기 위해 금융위에 ‘공인사정사’로 명칭변경을 요청할 방침이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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