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으로 돌아섰던 중앙은행들이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추가양적완화조치가 임박했다. 이달중 발표예정인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 예비치가 또다시 예상치를(0.6%) 하회하거나 유로존 1분기 경제성장률 최종치에서 소비와 투자부진이 확인될 경우, 6월 정책회의에서 추가양적완화정책의 발표가 유력하다.
가능한 정책으로 △예금금리를 포함한 주요 금리인하 △자산매입 △SMP(국채매입 프로그램) 불태화 중단 △3차 LTRO(장기대출프로그램) 등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과 가계로의 대출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ECB의 의도를 감안하면 △주요 금리인하 △자산매입 방안이 유력하다
미국 연준위도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천천히, 균형수준보다 낮게 유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정부도 지난 4월 일부 지방은행과 중소은행에 실시했던 지준율(지급준비율) 인하 정책을 추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의 긴축기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며, 웃음을 짓는 곳도 있다. 원화 및 신흥국통화의 강세압력이 강화되고 있으며, 그동안 소외됐던 채권,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의 후퇴의 원인을 장단기 경제전망의 온도차에서 찾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신동준 자산분석실장은 “저성장과 저물가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이 기축속도조절의 배경”이라며 “단기 경제전망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반면 장기성장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어 연내 양적완화종료, 내년 3분기금리인상, 2016년말 2.0%까지 인상이라는 전망은 그대로지만, 그 이후에는 장기저성장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아직은 위험자산을 포기해야 할 정도의 인플레이션 국면은 아니다”라며,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의 중간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들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