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25개 생보사(라이프플래닛 포함)의 총자산은 609조201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4월에 5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 11개월 만에 600조원을 달성했다. 생보업계는 1999년에 총자산 100조원을 넘어선 뒤 2010년 11월에 4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38조원 규모의 농협생명이 편입되고 세제개편으로 인한 즉시연금 폭증에 힘입어 1년 5개월 만에 총자산이 100조원 이상 증가해 재작년 5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부터는 일시납 연금이 급감하면서 자산 증가속도가 둔화돼 600조원까지 오는데 23개월이 걸렸다. 400조원에서 500조원으로 가는데 17개월 걸린 점을 감안하면 즉시연금 절판과 농협생명의 편입이란 단기이슈 효과가 사라져 증가속도는 많이 둔화됐다.
◇ 빅3 비중 57.9%…농협 합치면 400조
총자산 609조원 가운데서 대형 3사의 비중은 57.9%(352조원)다. 이정도만 해도 과반을 넘는 수준이지만 500조원을 돌파했던 2012년 4월 당시 점유율(58.8%)에 비하면 떨어졌다. 각 사별로는 삼성생명이 194조원(31.9%)으로 200조원에 근접했으며 한화생명은 83조원(13.7%), 교보생명 75조원(12.3%)이다. 여기에 농협생명 48조원(7.9%)을 합치면 400조원이 넘는다. 이들 상위 4개사의 점유율만 65.8%다.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대형 3사의 점유율은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라며 “농협생명이 들어오면서 점유율이 희석된 효과도 있지만 중형사와 외국계의 비중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4위인 농협생명을 대형사, 중형사 어디로 분류하느냐에 대해선 아직 이견이 많다”면서도 “자산과 매출에서 5위, 6위사를 합친 것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위사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개 국내 중소형사의 총자산은 141조원으로 2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서는 ING생명이 24조원(4.0%)으로 가장 크다. 네덜란드 ING그룹의 한국법인이었던 ING생명은 지난해 12월 사모펀드 MBK에 인수된 후 국내사로 재분류 됐다. ING생명 관계자는 “ING그룹과 지분관계가 종료된 이상 외국사가 아니라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8개 외국사는 66조원으로 10.9%다. 외국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이 15조원(2.5%)으로 가장 크다. 이밖에도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푸르덴셜생명이 자산 10조원을 넘어선 외국사들이다.
◇ 외형에 비해 질적 성장 못 따라가
하지만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생보사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양적성장과는 달리 질적인 면에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자산이 500조원을 돌파하던 2012년에 3%가 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말에는 2.79%로 떨어졌으며 운용자산이익률도 4.9%에서 4.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률 역시 14.6%에서 13.3%로 낮아졌다. 커지는 덩치와 반대로 실익은 줄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위험보험료 대비 사고보험금 비율은 88.7%에서 87.8%로 개선됐다. 즉, 사차마진율(위험률차 이익률)이 증가한 셈인데 지난해 말 생보사들의 사차마진은 1조402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194억원)대비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600조원이 넘는 자산을 굴릴 데가 많지 않은데다 각종 규제로 인해 투자처도 상당히 제한됐다”며 “더 큰 문제는 이익률 및 신계약률 등 이익성과와 영업지표가 현저히 떨어져 덩치에 비해 별 실익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생보업계 총자산 현황 〉
(단위 : 억원)
자료: 각 사(2014.3월말)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